상단영역

본문영역

'펜스룰'은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다

"성추행을 방지하기 위해 아내 외의 여성과 교류하지 않는다"

ⓒINKYUNG YOON/HUFFPOSTKOREA

7일 포털사이트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는 돌연 ‘펜스룰‘이 떴다. ‘펜스룰’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2002년 인터뷰에서 언급한 철칙으로, ”아내 외의 여성과는 절대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성추행 등 구설수에 오를 수 있는 행동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아내 외의 여성들과 교류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전국이 ‘미투‘로 뜨거운 와중에, 한편에서는 이런 ‘미투’ 가해자로 지목받을 만한 행동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펜스룰’이 주목받고 있다. 성폭력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명분이다.

그러나 ‘펜스룰’이 오히려 여성들에게는 또 다른 피해를 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히려 여성을 모든 사회 활동에서 배제하고, 유리천장을 더욱 공고히 할 수도 있다는 이유다.

이모(여·29)씨는 다음 달로 예정돼 있던 사장 동행 중국 출장 일정이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이씨 대신 남자 선배가 사장과 출장을 가게 됐다고 한다. 이씨는 ”오랫동안 현지 바이어를 설득해가며 출장 준비를 했던 게 헛수고가 됐다”며 ”‘미투 운동’ 후 사장이 여직원 동행을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업무 업적을 쌓을 기회가 줄어든다.

- 조선일보(2018. 3. 7.)

 

최근 한 중견기업 신입사원 면접시험에 응한 이모(25·여)씨는 “면접 내내 여성 지원자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면서 “면접관들이 업무역량이나 장점을 묻기보다 유리천장 등 여성 차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만 집요하게 물어봤다”고 털어놨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신입사원 남녀비율이 거의 같았지만 올해는 남성을 여성보다 2배 정도 더 뽑은 것으로 파악됐다.

- 이데일리(2018. 3. 7.)

성폭력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명분 하에 이뤄진 ‘여성에 대한 과도한 경계‘는 이렇게 사내 여성 직원을 업무에서 배제시키거나, 채용시 성차별을 한다는 문제점을 드러났다. 앞서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 역시 ‘펜스룰’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셰릴 샌드버그.
셰릴 샌드버그. ⓒVivien Killilea via Getty Images

샌드버그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미투’ 운동을 지지하며 ”만약 남성들이 직장 내 성폭력을 방지하는 방법이 여성과 일대일로 마주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남성 임원이 여성보다 훨신 많기 때문에 그들이 여성을 피하고 제외시키면 여성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고강섭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 연구원은 ”‘펜스룰’은 잘못된 방법”이라며 ”문제의 본질을 피하는 방법으론 남녀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진다”고 말했다.

이데일리에 따르면 한국여성민우회 관계자는 ”여성을 배제한다고 해서 만연했던 성폭력 등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구성원들이 공동체 문화를 발전 및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관련 문제들을 토론해나가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미투 #여성 #보이스 #미투 운동 #페미니즘 #마이크 펜스 #셰릴 샌드버그 #펜스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