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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전원주택에 살고 싶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5가지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 원성윤
  • 입력 2018.03.06 17:48
  • 수정 2018.03.06 18:07
ⓒhuffpost

1. 무조건 남향집을 사라

어른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죠. 남향집이 볕도 잘 들고, 따뜻해서 좋다고. 아파트나 빌라, 회사에서 생활하는 이들에게 사실 남향집이라는 건 잘 와 닿지 않습니다. 아파트 건축 기법상 요즘에는 완전 남향집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기도 하고요. 보통 남동향이나 남서향으로 짓기도 하고 완전 동향, 서향일 경우는 가격이 1-2천만 원 빠지기도 하죠. 빌라일 경우에는 사실 창이라도 하나 있으면 다행일 정도이니 크게 향이 중요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전원주택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전원주택은 처음 설계에서부터 향을 고려해서 건축해야 하거든요. 땅의 모양에 따라 남향으로 짓기 어려운 구조가 더러 있기 때문입니다.

남쪽을 보고 있는 문호리의 집들. 앞은 문호천입니다
남쪽을 보고 있는 문호리의 집들. 앞은 문호천입니다

남향이 좋은 이유는 볕이 잘 들고, 겨울철 햇빛을 그대로 흡수해 집안 전체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부동산을 통해 한창 집을 보러 다닐 때 북향집을 한번 본 적이 있었습니다. 살 생각도 없었지만, 구경이나 해보러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곰팡이가 피어있었습니다. 햇볕이 들지 않는 집이라는 게 이렇게 치명적인 것입니다.

전원주택은 확실히 춥습니다. 아무리 단열을 잘 했다고 하더라도, 춥습니다. 아래위로 난방을 하고 옆에서 막아주는 구조가 없는 단독 주택이기 때문에 사방에서 찬 기운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하여, 심 야전기(요즘에는 허가가 나지 않음)나 도시가스 등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벽난로나 펠렛 난로와 같은 메인 난방을 어떻게 할 것인지 꼭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2. 교통-지리적 위치를 지도를 통해 꼭 확인해라

OO IC에서 10분, 서울 강남까지 30분!

어느 부동산을 가도, 공인중개사는 그곳의 지리적 이점과 장점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할 것입니다. 땅값이 곧 오른다고도 할 것입니다. 단점을 얘기하는 중개인을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서울로 출퇴근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이용 가능한 대중교통이나 차로 국도 혹은 고속도로를 탈 때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체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부분을 간과하고 막연한 전원생활의 기대로 올 경우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3. 언덕길에 있는 집은 되도록 피해라

시골살이에는 사실 차가 필수입니다.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오더라도 그렇고, 집 근처에 바로 나가서 이용할 만한 시설들이 그리 많지 않은 까닭에서입니다. 겨울철에는 눈이 오면 길이 엄청 미끄럽습니다. 특히 시골의 경우 자기 집 앞마당은 자기가 쓸어야 합니다. 눈이 얼어서 빙판길이 될 경우, 스노타이어를 장착하지 않았거나 후륜구동인 차는 차가 헛바퀴를 돌며 한 발짝도 앞을 나갈 수 없습니다.

 

ⓒrest via Getty Images

드라이브를 가며 전원주택 가운데 언덕에 지은 집들을 잘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사는 문호리에도 언덕에 지은 집들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평지가 많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남향집을 짓기 위해 산을 깎아서 집을 올리는 겁니다. 물론 언덕에 지으면 조망이 참 좋긴 합니다. 대신 조망이 좋은 만큼 힘이 좋지 않은 차는 집에 올라가다가 사고가 나거나, 주차를 하다 가로수에 들이받는 경우도 생깁니다. 되도록 피하라는 건 제 조언입니다만, ‘난 조망이 좋은 집이 좋다’는 분들에게는 꼭 사륜 구동차를 굴리시라 말씀드립니다.

 

4. 본인이 집을 지으면 좋다. 하지만...

본인이 건축설계사무소를 통해 디자인을 의뢰하고, 건축하면 가장 좋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집 하나 올리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특히 토지 대출을 받아 건축물을 올리면서 집을 지을 때는 유의해야 할 사항들이 많습니다. 공사 중간에 대금 지급이 미뤄지면 공사가 전면 중단되는가 하면, 기상을 이유로 공사를 지연시키거나 추가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입니다. 전문 업자가 짓는 신축 집을 사는 것도 좋지만, 일각에서는 건축 업자가 본인이 살기 위해 지은 집, 1-2년 정도 살다가 내놓은 집을 사라는 조언을 하기도 합니다. 집 짓다가 10년 늙는다고 하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 지어진 집을 들어오더라도 수도, 가스, 전기, 배수, 보일러 등 꼼꼼히 신경 써야 할 것들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5. 진입 도로 지분을 꼭 확인해라

요즘 시골에서 새로운 집을 짓거나 할 때 마을발전기금 따위의 명목으로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는 뉴스를 종종 접하면서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시골 인심이라는 게 예전 같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외지인들 돈은 뜯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왕왕 있고요. 그중 하나가 진입도로를 둘러싸고 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부동산 중개인이 등기부등본을 떼서 진입도로 지분까지 확인을 잘 시켜주는 게 보통이지만, 이렇게 하지 않는 경우도 왕왕 있기 때문입니다. 도로가 만약 외지인의 소유이거나 다른 집의 일방 소유일 경우 이사 오는 날부터 전쟁을 치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원성윤

저는 운 좋게도 앞집, 옆집 이웃들을 잘 만나 많은 배려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공유도로의 경우 앞집 아저씨가 눈 치우는 기계로 눈을 싹 쓸어주신다든지 하는... 전원주택은 정말 이웃과의 관계가 제일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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