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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 사람들이 이 기자의 죽음을 추모하는 이유

부패를 취재하던 한 기자가 그의 약혼자와 함께 총격으로 숨졌다

슬로바키아 언론사 ‘aktuality.sk‘에서 일하는 피터 바르디(Peter Bárdy) 편집장은 지난 2월 26일 월요일 새벽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자신과 일하던 기자 얀 쿠치아크(Ján Kuciak)가 그의 약혼자와 함께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Bernadett Szabo / Reuters

슬로바키아 경찰에 따르면 쿠치아크는 22일에서 26일 사이에 숨진 것으로 보인다. 총격에 의한 것이었다. 경찰은 죽음의 원인이 “쿠치아크가 취재하던 내용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로베르트 피코(Robert Fico) 슬로바키아 총리는 “슬로바키아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이라고 말했다.

 

ⓒRadovan Stoklasa / Reuters

쿠치아크는 이탈리아 마피아와 로베르트 피코 총리의 유착 관계를 취재했다. 그가 취재한 내용에는 정부 관료와 마피아가 합세해서 탈세한 내용, 피코 총리의 전 보좌관이 연루되었다는 내용 등이 있었다. 이탈리아 당국은 슬로바키아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슬로바키아는 아무런 이에 대해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쿠치아크의 죽음이 알려지자 슬로바키아 시민들은 분노를 쏟아냈다. 지난 2일, 쿠치아크의 장례식이 있던 날에는 슬로바키아 전역에서 쿠치아크의 죽음을 추모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수천 명의 슬로바키아 사람들이 손에는 촛불을 들고 또 쿠치아크와 그의 약혼자의 사진을 들며 침해된 언론의 자유와 만연한 부패에 대해 항의하며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쿠치아크의 기사가 겨냥했던 집권 여당은 묵묵부답이다. 피코 총리는 조기 총선 요구에 대해 ”총선에서 보여준 민심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철저한 진상규명”이라고 말했다.

한편, 슬로바키아 경찰은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일곱 명의 이탈리아 마피아를 체포했으나 석방했다. 석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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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슬로바키아 #기자 #쿠치아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