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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폐회식 '기원의 탑' 표절 의혹이 불거졌다

”뭘 보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형태”

  • 백승호
  • 입력 2018.03.06 16:01
  • 수정 2018.03.06 16:06

평창올림픽 폐회식 ‘기원의 탑’에 표절 의혹이 불거졌다.

미술작가 백승호 씨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의 조형물 “기원의 탑”과 제 작품 이미지를 비교하여 올린다”며 ”저는 기원의 탑 작업을 하지 않았고 관련하여 사전에 어떠한 연락도 받은 바 없습니다. 이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덧붙였다.

 

백 작가는 이어 폐회식 연출을 맡은 장유정 감독에게 ”제가 첨부하는 제 작품 이미지 파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의 작품과 너무나 흡사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며 ”기원의 탑을 어떤 채널로 기획, 제작하게 되었는지, 이 기획의 최초 제공자는 누구인지, 그 제공자가 제 작업에 대한 정보를 어느정도 알고 있었는지, 혹은 감독님은 알고 계셨는지에 대해 답변을 기다린다”고 물었다.

ⓒ백승호 작가 페이스북

백승호 작가는 허프포스트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결과물만 보면 누가 누구 것인지 모를 정도로 유사하다”며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뭘 보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형태”라고 이야기했다. 

백 작가는 이어 ”한옥 지붕을 선의 형태로 표현한 작품은 내가 2003년부터 시작했다”며 ”조금만 찾아보면 쉽게 찾아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한 뒤 ”내 아이덴티티를 도용당한 기분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올림픽 주최 측과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며 ”명확한 대답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그는 ”(작품에 대한) 크로스체크를 안 했다면 왜 안 했는지, 부족했다면 어디까지 한 건지에 대해 묻고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또 ”법적 소송으로 들어가면 우리 같은 예술인은 약자일 수밖에 없다”며 ”솔직하게 이야기해주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 지는 게 내가 원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작품을 담당한 임충일 미술감독은 ”폐회식 행사를 구상하던 도중 탑을 빛으로 만드는 형태에 대한 기획이 나왔다”며 ”탑이 바닥에서부터 솟아올라오는 기획을 원했지만 지하 공간이 여의치 않아 상부에 매달리는 형태로 바꿨다”고 이야기했다.

임 감독은 이어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 ‘기원의 탑’은 상부에서 접혀졌다 아래로 펼쳐지는 등 상황에 맞게 계속 변할 수 있게 활용했다”며 ”컨셉이나 표현 방식이 백승호 작가의 작품과는 다르다”고 전했다.

유사 작품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있었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크로스체크 하고 사례 조사도 다 했다”며 ”그래도 부족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임 감독은 이어 ”여러 차례 회의에서도 유사한 작품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며 ”백승호 작가님을 알지도 못했고 작품을 본 적도 없었기 때문에 내 머릿속에서 나온 작품이라 한치의 의심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임 감독은 ”표절 논란에 대해선 떳떳하고 이런 논란이 불거져 나오는 게 개인적으론 서글프고 당황스럽다”는 말을 전했다.

한편 백승호 작가로부터 메일을 받은 장유정 감독은 “28일 밤에 온 메일을 29일에 확인하자마자 바로 답변했다. 백승호 작가님께서 당황하셨을 것 같아 최대한 성실히 답변하려고 했다”고 설명한 뒤 ”작가님께서 해당 문제를 알려오자마자 바로 총감독과 조직위에 연락해둔 상태”라며 ”사안의 시급함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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