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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딴 여자’는 아내에게 불륜 사실을 알려야 할까?

‘남편이 어디 있는지 궁금해 하고 있겠지. 그는 나와 있다’

작가 트레이시 숀은 2006년에 결혼했다. 육 개월 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람에게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전화를 받았다. 남편의 정부였다.

 

“그 여성은 ‘당신 남편이 어디 있는지 궁금해 하고 있겠지. 그는 나와 있다.’고 내뱉었다.” 숀의 회상이다. 숀은 ‘바람 피우는 사람을 떠나라’(Leave a Cheater, Gain a Life: The Chump Lady’s Survival Guide)라는 책을 쓴 작가다.

 

그 여성은 불륜 사실을 자세히 늘어놓았고, 남편의 예전 결혼을 파탄낸 것을 자랑하기까지 했다. 숀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나는 그 여성에게 ‘맙소사, 내가 임신하지 않았길 바라.’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자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다. 정말 비현실적이었다.” 숀이 허프포스트에 설명했다.

 

대화를 마친 뒤 숀은 전화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녀는 유해한 사람이었지만 나는 지금도 그녀가 내게 말해준 걸 고맙게 생각한다. 동기가 순수하지 않았다 해도 말이다. 그 사실을 알고난 뒤 행동에 옮기기엔 시간이 좀 걸렸지만 나는 그를 떠났다.”

 

숀의 경험은 장기적 관계를 유지하는 남녀와 바람을 피운 사람들이 겪는 어려운 윤리적 문제를 잘 보여준다. 불륜 상대의 원래 파트너에게 말을 해야 하나? 당신이 전할 말인가, 불륜 상대가 자신의 배우자에게 스스로 털어놓아야 하나?

 

전화하기 전에 불륜이 단 한 번의 만남이었는지, 계속되는 깊은 관계인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뉴욕의 심리학자이며 섹스 세라피스트인 메건 플레밍은 말한다.

 

“지난 일이고 상대가 결혼 생활에 충실하다면, 나는 폭로하지 말라고 충고하겠다. 비밀을 지키는 게 고통스럽겠지만, 당신이 그 사실을 불륜 상대의 배우자에게 터뜨려 버린다면 그 부부가 다시 쌓아온 관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작가이자 한때 불륜 상대였던 케이트 로즈는 몇 년 전에 이런 딜레마에 처한 적이 있었다. 당시 그녀의 연인은 그녀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하라고 전적으로 지지해 주었다. 결국 그녀는 불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우리는 2년 동안 만났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선택해야 할 것을 내가 정해주고 싶지 않았다. 연인에게 무언가를 강제하거나, 우리가 쌓은 신뢰를 배신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영향을 받는 것은 그의 결혼 아닌가. 나는 정직할지 말지는 내가 아닌 그의 선택이라 생각했다.” 로즈가 허프포스트에 밝혔다.

 

워싱턴 D.C.의 심리학자 알리샤 H. 클라크는 불륜 상대가 불륜 사실을 밝히고 싶은 동기가 무엇인가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차이거나 거절 당했을 때, 불륜 상대는 불륜 사실을 밝혀 보복하거나 권력을 다시 얻으려 하려 하기도 한다. 원하는 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클라크는 말한다.

 

“연인이 자기 파트너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보복하기 위해, 혹은 너무나 오랫동안 숨겨왔던 관계에 대한 어느 정도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 불륜 사실을 밝히고 싶을 수 있다. 안타깝게도 그런 폭로가 만족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플레밍에 의하면 진정한 선의로 폭로를 원할 때도 있다고 한다. 불륜이 짧았거나, 상대가 일부일처제 관계에 있다는 것을 몰랐을 경우에 그럴 수 있다.

 

“내 클라이언트의 경우다. 남편은 트위터에서 만난 여성들과 야한 문자를 계속 주고받았다. 그 여성들 중 하나가 아내에게 알렸다. 그 여성은 이메일을 보내 ‘당신이 알고 싶어할 것 같았다. 나라면 알고 싶을 테니까.’라고 썼다.”

 

그로 인해 이 부부의 결혼 관계는 파탄날 뻔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더 돈독해졌다.

 

“그 부부 사이의 위기였지만, 나는 늘 위기는 기회라고 말한다. 이제까지 나누지 않던 대화를 나눌 기회이며, 이제까지 충족되지 못했던 서로에게 필요한 것, 욕구하는 것을 탐구할 기회가 된다.”

 

현재 그 부부는 결혼에 다시금 헌신하고 있으며 배우자로서 성장하고 있다고 플레밍은 말한다.

 

“폭로가 결과적으로는 그들에게 도움이 되었다.”

 

숀은 바람을 피운 남편과 헤어진 뒤 Chump Lady라는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녀는 불륜의 상대가 된 모든 사람들에게 거의 언제나 솔직히 털어놓으라고 조언한다고 한다.

 

“상대가 기혼자라는 걸 정말로 몰랐던 게 아니라면, 당신은 상대의 배우자에게 나쁜 일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성적으로 굴욕적인 일이다. 그들은 배우자의 불륜에 동의하지 않았다.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그들의 존엄을 조금이나마 돌려주고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벌을 달게 받고 빠져나와라.”

 

앞서 언급된 로즈는 모든 불륜은 다 다르고, 어떤 상황에나 다 들어맞는 한 가지 조언은 없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불륜 상대의 배우자에게 말하려 하는 동기가 무엇인지 주의깊게 생각해 보라고 한다. 상대의 결혼을 깨고 관계를 새로이 시작해 보려고 하는 거라면 결과가 좋지는 않을 것이다.

 

“당신이 기혼자의 불륜 상대라면, 그리고 상대의 배우자에게 말하면 상대가 당신에게 올 거라고 생각한다면, 슬프지만 그건 착각이다. 사랑은 그런 식으로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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