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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형무소 1936년 일제때 모습 복원한다

서대문 형무소의 옛 시설은 1980년대 절반 이상 헐렸다.

ⓒ한겨레

100여년간 숱한 독립지사와 민주인사들이 옥고를 치렀던 서울 현저동 옛 서대문형무소(국가사적)가 일제강점기 당시의 원래 규모와 얼개를 되찾게 된다. 형무소를 에워싼 외부 담장을 비롯해 독방이 있던 구치감, 노역하던 공장, 의무실 등이 복원되며 사적 크기도 2배가량 넓어진다.

문화재청과 서울 서대문구청은 서대문형무소의 가장 온전한 원형으로 추정되는 1936년 당시의 시설 도면(국가기록원 소장)을 바탕으로 형무소 사적공원 복원정비안을 10년간 추진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안의 핵심은 80년대 절반 이상 헐려나간 옛 시설들을 원형에 가깝게 되살리는 것이다. 서대문형무소는 1908년 ‘경성감옥’이란 이름으로 지어진 뒤 ‘서대문형무소’ ‘서울구치소’ 등으로 불리며 87년까지 운영됐다. 110년 전 건립 당시 3900여평의 작은 수용시설이었으나, 확장이 끝난 1936년 당시 1만5400여평까지 규모를 키웠다. 사적공원이 된 현재는 4개 동의 옥사와 간수사무소, 보안과 청사, 사형장, 망루·담장 일부는 남아 있지만, 1987년 경기도 의왕시로 서울구치소가 이전하면서 담장, 공장, 구치감 등 절반 이상의 시설이 헐린 상태다.

구청 쪽은 올해 안에 헐린 시설터에 대한 사적지정 확대를 마무리짓고 내년부터 1~2년간의 발굴고증 조사를 거쳐 추가 복원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지층조사로 기초부가 대부분 확인된 외곽 담장을 다시 세우고 독립지사들을 독방에 격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구치감과 딸림창고는 복원해 박물관으로 활용한다. 의무실 시설과 수감자들이 일했던 공장 2동도 복원된다. 복원이 끝나면 형무소사적공원의 면적은 2만8112㎡(8500여평)에서 5만4919㎡(1만6600여평)로 크게 넓어진다.

앞서 지난 1월말 문화재위원회는 구청 쪽의 종합복원계획에 대해 후속 예산·정비안을 보완하라고 주문하며 조건부 가결한 바 있다. 박경묵 서대문형무소역사관장은 “이번 정비안은 2009년 이래 구청이 추진해온 1~3단계 복원정비안을 지금 현실에 맞게 다듬은 것”이라며 “600억원 넘는 예산을 차질없이 제때 투입하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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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서대문형무소 #일제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