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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27일 16시 41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2월 27일 16시 41분 KST

'오바'가 아니다. 여자는 늘 남자를 조심한다

그래서 당신들이 부럽다

huffpost

여자가 늘 남자를 조심한다, 두려워한다를 말 하면 오바질이라 욕하는 남자들 꽤 있는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두려움에 벌벌떤다는 것보다는.

‘지속적으로 의식하고 있다’가 좀 더 맞다. 레딧에 이 얘기가 나와서 오 맞아 하면서 끄덕끄덕했다.

성인으로서 어디를 나갈 때 꼭 폰이랑 지갑 챙기잖소? 돈 쓸 때엔 잔고 얼마 남았나 인식하고 있잖소? 그 정도다. 앉았던 자리 떠날 때 항상 내 소지품 챙겼는지, 지갑 어딨는지, 폰 주머니에 있는지 확인하고 돈 써야 할 상황 있으면 현찰 얼마 정도 들고 있는지 구좌 잔고가 얼마인지 어느 정도는 감을 잡고 있듯이 여자로서는 보통 남자와 치안이 그렇다. 누가 뒤에 가까이 따라오는지, 안전해 보이는지, 술자리를 할 거면 집에 어떻게 갈 건지, 좀 소문 안 좋은 사람이면 미리미리 그 옆자리 피하고 등등. 거의 늘 의식하고 있다. 당신이 폰 어디 있는지 멘탈 점검 자주 하듯이, 여성도 보통 지금이 위험한 상황인지, 내가 저 남자에게 만만하게 보였는지,

지금 저 사람이 날 공격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몇초라도 생각한다. 택시 잡기 전에 돈 있는지 잠깐 점검하듯이 여성은 남자와 단 둘이 차를 타게 되면 잠깐 몇 초라도 ‘어쩌면..?’ 걱정한다. 그런 걱정을 안 하게 되는 정도의 편한 사이 되기 까지는 좀 걸린다. (그리고 그런 믿는 사이라 착각하고 조심 안 하다가 무슨 일 나면 결국 꽃뱀소리 듣는다는 것, 한샘 사건에서도 알 수 있다. 여성은 남자를/ 위험한 상황을 늘 조심하고 경계하라는 교육을 어릴 때부터 수없이 받는다. 무슨 일 일어나면 조심 안한 니 잘못이라는 경고도).

olaser via Getty Images

구좌에 돈 얼마 남았는지 걱정 안 하고 맘대로 쓰는 사람 소수이겠지만 분명히 있겠지. 소지품 늘 잘 챙기는 스타일이라 전화기 어디뒀나 깜짝 놀라며 주머니 더듬는 일 없는 사람도 있겠지. 여자들 중에서도 그런 사람들 있다. 전혀 위협 느끼지 않고 의식 안 하는 여성들 있긴 있더라. 그렇지만 소수다.

돈 걱정 전혀 없이 아무거나 손에 잡히는 거 사고, 매끼 먹고 싶은 것 사먹는 사람 보면 어떤 생각 드는가. 여자 입장에서는 치안 걱정 없이 밤늦게 맘대로 나돌아다니고 공중 화장실 맘대로 쓰고 택시 타서도 뻗어 자는 남자들 보면 드는 생각이 비슷하다. 맘 편하게 살아서 좋겠다. 잔고 신경 전혀 안 쓰고 사는 삶을 보면 (매일같이 돈에 쪼들려서 괴롭지 않더라도) 부러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당신들이 부럽다. 여성들의 조심을 엄살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 사고방식은, 평생 그런 걱정 안 하고 살아왔다는 증거니까. 가격표 확인하는 거 보고 ‘뭐 그런 걸 신경쓰고 그러냐’ 면박주는 사람 느낌이랄까.

그러니까 앞으로 ‘우와 이제 이런 말 하면 안 되나’ 좀 더 생각해야 되는 걸로, 옆에 있는 여자 허벅지에 손 올리기 전에 ‘이래도 되나 안 되나’ 고민 좀 해보는 걸로 살기 힘들다, 말 한마디 하기 무섭다 소리좀 하지 말길 바란다. 양심이 있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