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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의 ‘위안부’ 학살 영상이 처음 공개됐다

미·중 연합군이 1944년 중국-미얀마 접경지대에서 촬영했다.

  • 김성환
  • 입력 2018.02.27 15:31
  • 수정 2018.02.27 15:36
ⓒ뉴스1

일본군이 74년 전 ‘위안부’를 학살했다는 증거가 담긴 영상이 처음 공개됐다.

그동안 “(1944년 9월 13일 밤) 일본군이 조선인 여성 30명을 총살했다.(Night of the 13th the Japs shot 30 Korean girls in the city)”는 내용이 담긴 미·중 연합군의 문서는 공개된 바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영상까지 찾은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대 인권센터와 서울시는 27일 3·1절 99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연 ‘한·중·일 일본군 위안부 국제콘퍼런스’에서 이 영상을 공개했다.

*주의: 잔혹한 장면이 포함돼 있습니다. 

*주의: 잔혹한 장면이 포함돼 있습니다. 

서울대 인권센터 정진성 교수 연구팀 설명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19초 분량으로 태평양 전쟁이 벌어지던 1944년 9월 중국 윈난성 텅충에서 미·중 연합군을 촬영했다.

이 자료는 연구팀이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보관하고 있던 필름 자료 속에서 발굴했다. 

영상 속에는 일본인이 학살한 것으로 보이는 조선인 위안부가 큰 구덩이 안에 버려진 모습을 담고 있다. 시신을 매장하러 온 것으로 보이는 중국군 병사가 시신의 양말을 벗기는 장면도 포착돼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당시 미·중 연합군은 1944년 6월부터 중국-미얀마 접경지대인 윈난성 쑹산과 텅충의 일본군 점령지를 공격했다. 9월 7일에 쑹산을 함락했으며, 텅충은 일주일 뒤인 14일 접수했다. 

영상을 촬영한 날짜는 미·중 연합군이 텅충을 함락한 다음 날인 1944년 9월 15일이다. 

당시 일본군 주둔지에는 조선인 위안부 70~80명 가운데 미·중 연합군으로부터 포로로 잡힌 23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이 일본군에게 학살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패전이 임박하자 당시 일본 작전참모였던 츠지 마사노부는 쑹산·텅충 주둔 일본군에게 ‘지원 병력이 도착하는 10월까지 계속 저항하라’는 사실상 ‘옥쇄(강제적집단자결)’ 명령을 내렸으며, 이 명령을 거부한 조선인 위안부가 일부 민간인과 함께 학살당했다”라 설명했다. 

이 연구팀은 2016년 해당 장소에서 일본군의 위안부 학살이 이뤄졌다는 미·중 연합군의 문서를 발굴한 바 있다. 

그 뒤 학살을 증명하는 사진도 발견했는데, 이번에 공개한 영상은 당시 사진 속 시신의 옷차림이 같고, 사진 속 중국인 병사가 영상에도 그대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같은 장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전쟁 당시 미군 사진부대의 사진·영상 촬영 담당 병사가 2인 1조로 움직였다는 점에 주목해 그동안 자료를 찾아왔다. 

그동안 일본군이 위안부를 학살했다는 증언, 기사 등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학살 현장을 담은 영상이 세상 밖으로 나온 적은 없었다.

정진성 서울대 교수는 연합뉴스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 이후 세계 이곳저곳에서 깊이 묻힌 자료들이 발굴되고 있다”며 “이 자료들이 할머니들의 증언과 놀랍도록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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