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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과 함께 온 북한 대표단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봤다

꽤 긴밀한 대화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 허완
  • 입력 2018.02.26 09:58
ⓒPATRICK SEMANSKY via Getty Images

25일 평창겨울올림픽 폐막행사 참석을 위해 방남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단장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포함해 모두 8명으로 구성됐다. 정부 당국자는 이들의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 “북쪽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입을 굳게 닫았지만, 2박3일 방남 기간 동안 남북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밀도 높은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온 김영철 부위원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당 정치국원과 중앙군사위원, 국무위원회 위원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 등 당·군·정을 아우르는 북 통치체제 전반의 핵심 요직을 두루 맡고 있다. 청와대가 김 부위원장의 상대역(카운터파트)으로 서훈 국정원장을 지목한 만큼, 남북관계는 물론 비핵화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현안에 대해 선 굵은 협의가 폭넓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북한의 통일전선부장은 일반적으로 남북대화에 나서는 장관급 회담 대표가 아니다. 남북대화의 현안을 다루는 것보다 좀더 포괄적인 논의가 가능한 인물”이라며 “전반적으로 ‘평창 이후’에 남북관계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OREA POOL via Getty Images

단원으로 방남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이달 들어서만 두번째 남쪽을 찾았다. 평창올림픽 개막에 맞춰 내려온 1차 고위급 대표단에도 참여했던 리 위원장은 지난달 9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의 북쪽 수석대표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마주앉았다. 따라서 리 위원장과 조 장관이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후속 남북대화의 일정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원인력으로 내려온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전책략실장도 지난 1차 고위급 대표단 방남 때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수행한 바 있다. 당시 김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가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서류가방을 들고 있는 등 단순한 수행원 이상의 ‘존재감’을 과시했으며, 방남 기간 내내 김 부부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다.

역시 지원인력에 포함된 리현 통전부 참사도 남쪽에 얼굴이 잘 알려져 있다. 리 참사는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북쪽 고위급 조문단을 수행해 방남했다. 또 2007년 11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접견할 때도 배석한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리 참사와 함께 지원인력으로 내려온 김명국·김주성 등도 통전부 소속으로 과거 남북대화 때 실무를 맡았던 낯익은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POOL New / Reuters

 남북관계에선 전례없이 등장한 최강일 외무성 대미외교 담당 부국장은 북-미 접촉에 대비한 포석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북쪽은 통역요원까지 함께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인력 가운데 낯선 인물인 조봄순이 통역사일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차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정상회담의 ‘여건 조성’과 북-미 대화의 필요성에 대해 김여정 특사가 가감없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달했을 것”이라며 “최강일 부국장의 방남은 북-미 접촉 대비와 함께, 북이 그간의 태도를 바꿔 남북 간에도 핵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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