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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컬링팀은 마치 '슬램덩크'와 같았다

전설로 남았다

  • 백승호
  • 입력 2018.02.25 11:39
  • 수정 2018.02.25 12:45

슬램덩크가 전설로 남은 이유는 바로 ‘미완성’이기 때문이다.

변방의 농구팀 북산은 전국제패를 꿈꾸지만 한 번도 이뤄내지 못했다. 전국급 센터 채치수가 있었지만 그 외에는 전국대회에 나갈만한 주요 전력이 없었고 매번 지역 예선에서 가로막힌다. 채치수가 3학년이 되던 해, 북산 팀에는 강백호, 정대만, 서태웅, 송태섭 등 걸출한 선수가 합류한다.

도예선에 참가한 북산은 매번 전설 같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상양고와 능남고를 꺾고 도내 최강 해남고에게는 2점 차의 석패를 하며 전국대회에 진출한다. 전국대회에 올라온 북산은 강호 풍전과 고교 최강팀 산왕을 꺾지만 결국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부은 탓에 3회전에서 탈락한다.

북산 팀은 그 꿈인 전국제패를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이 만화의 핵심은 전국제패가 아니었다. 북산팀, 그리고 그 팀 구성원들의 성장이 이야기의 큰 축이었다.

이 만화 같은 이야길 우리는 2018년 동계올림픽에서도 보았다. 바로 ‘팀 킴’, 여자 컬링 대표팀이다. 모두 의성에서 자란 이 팀은 우연한 기회에 ‘방과후 활동’으로 컬링을 시작했으며 전국 최강이 되었지만 지난 소치 올림픽에는 아쉬운 실수 때문에 올림픽에 진출하지 못한다.

심기일전하여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에 출전한 이 팀은 예선에서 승승장구한다. 이 최강 팀에게 패배를 안겨준 팀은 딱 하나, 바로 일본팀이었다. 운명은 얄궂고 재밌다. 한국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다시 일본을 만난다. 라이벌을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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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에 올라간 여자 컬링팀은 결국 우승하지 못했다. 올림픽 금메달을 두번이나 땄던 강호 스웨덴에게 아쉽게 패배하며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만들어냈다. 마치 온 힘을 다해 고교 최강팀 산왕을 꺾어버렸지만 결국엔 전국제패를 하지 못한 북산을 보는 기분이다.

농구를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슬램덩크에 열광했다. 우리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팀에 열광했던 이유는 대표팀이 보여준 멋진 경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컬링팀의 성장과정과 보여준 역사가 마치 ‘만화‘ 같고 ‘영화’ 같았기 때문이기도 한다.

전설은 이제 1부를 끝냈다. 슬램덩크는 2부가 나오지 않았지만 여자 컬링팀은 이제 막 1부를 끝내고 2부를 시작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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