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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올림픽 순위집계는 '공식적인 기록'일까?

2008년에도 크게 논란이 되었다

  • 백승호
  • 입력 2018.02.20 17:37
  • 수정 2018.02.20 17:51

지금은 과거보다 많이 사그라들었지만 매번 올림픽 때마다 우리에게는 ‘몇 개의 금메달을 땄으며 종합 순위가 몇 위인지‘는 중요한 문제였다. 지금도 포털사이트에서는 금메달을 기준으로 ‘공식 순위’를 집계하고 있으며 역대 대회에서 한국이 몇 위를 했고 올해 목표는 몇 위인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국가별 메달 순위는 공식 순위가 아니다. 국가별 순위 문제는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한차례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중국과 미국이 순위가 엇갈리면서 순위 싸움이 자존심 대결로 번져 국제적 관심이 쏟아졌다. 2008년 당시 중국은 금메달을 48개 땄지만 총 메달 수는 100개였고 미국은 금메달을 36개 딴 반면 총 메달 수는 112개였다. 금메달과 총메달 수, 어느 것으로 따지느냐에 따라 순위가 갈리는 상황이었다.

이 문제에 대해 당시 자크 로제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국가마다 유리한 방법으로 순위 매긴다”며 “IOC는 순위에 대해 공식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즉, 국가별 메달 순위에 대한 IOC의 공식 집계는 이뤄지지도 않고 기준도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사이트에는 국가별 순위가 기록되어있다. 포털사이트만 가도 쉽게 실시간으로 순위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만 순위에 집착해서 등수를 매기는 것‘도 아니다. 영국 BBC캐나다 CBC, 포털사이트 야후 등 다른 나라도 국가별 순위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앞서 일어난 논란처럼 미국은 대체로 ‘총 메달 수’로 순위를 집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순위 경쟁‘에 대한 인식이 최근엔 많이 바뀐 것 같다. ‘금메달 지상주의‘나 ‘메달 위주의 방송 편성‘이 비판에 오르고 있다. 얼마 전 은메달을 딴 이상화 선수와 금메달을 딴 고다이라 나오 선수와의 우정어린 모습에 사람들은 ‘이것이 올림픽 정신‘이라며 치켜세우기도 했고 스피드 스케이팅 팀추월 사건에 대해 ‘성적이 얼마 나왔느냐보다 올림픽 정신을 위배한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올림픽 순위 방식 이제는 바꾸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으며 한겨레는 메달지상주의 편성…‘올림픽 감동’ 오다 말겠네 라는 제목으로 ‘메달 가능성 위주’의 올림픽 중계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물론 건전한 순위 경쟁이 올림픽 경기 관람에 재미를 더해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경쟁이 ‘올림픽 정신’을 훼손한다면 이런 비공식의 순위 발표를 계속 이어갈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한다.

관련 기사 : 올림픽 순위를 꼭 금메달 수로 매기라는 법은 없다

올림픽 헌장은 공식적으로 ‘국가별 랭킹’을 금지하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올림픽 헌장 제1장 제6조 제1항

″올림픽 게임은 개인이나 팀의 경쟁이지 국가간의 경쟁이 아니다.“
The Olympic Games are competitions between athletes in individual or team events and not between countries.

제5장 제57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OCOG)는 어떤 국가별 랭킹도 작성해서는 안 된다.“
The IOC and the OCOG shall not draw up any global ranking per coun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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