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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에 성폭행도 당했다”…피해 배우 “윤택한 패거리” 폭로

"윤택한 패거리를 회상하며"

연극계의 거장인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성추행뿐 아니라 성폭행까지 저질렀다는 구체적인 폭로가 나오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연극계 일부 인사들은 위계에 의한 폭력의 사슬을 끊을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오는 21일 ‘연극인 회의’(가칭)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지난 14일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가 이 전 감독이 ‘안마’를 빙자해 성추행을 했다는 사실을 밝힌 데 이어 지난 17일엔 김보리(가명)라는 한 배우가 인터넷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 ‘윤택한 패거리를 회상하며’라는 글을 올려 ‘안마’는 물론 2001년, 2002년 두차례에 걸쳐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최근 며칠 동안 이 전 감독에게 잇따라 제기된 성추행 의혹들을 가리키며 “물수건으로 나체 닦기, 차 이동 시 유사 성행위, 성기와 그 주변 마사지…. 모두 제가 동일한 수법으로 겪은 일이기도 하다. 저라는 피해자 이후에도 전혀 반성이 없이 십수년간 상습적으로 성폭력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제게 일어났던 일을 폭로하고자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극단에서 이 전 감독의 별채인 ‘황토방’이라는 곳에서 공공연하게 성추행이 벌어졌고 이를 목도한 선배도 있었지만 “최고의 연극 집단 중 하나라는, 그 집단의 우두머리를 모신다는 명목으로 마치 집단 최면이라도 걸린 듯이 각자에게 일어난 일과 목격한 일을 모른 체하며 지냈다”고 말했다.

ⓒvia 1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연극계에 미투운동 ‘기지’가 꾸려지는 모양새다. 김수희 대표의 첫 폭로 다음날인 15일 연출가 이해성·김수정·송경화, 평론가 김태희, 배우 홍예원 등 연극인 10여명은 긴급 모임을 열어 성폭력 피해자·고발자와 연대하고 앞으로 이와 관련해 매주 정기 모임을 열자는 데 공감했다.

이들은 우선 21일 밤 10시 서울 대학로의 한 연습실에서 회의를 열어 피해자들이 법적 조력을 받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해성 연출가는 “단지 이윤택 전 감독 사건뿐 아니라 침묵과 방조 속에 한 사람이 괴물이 돼버린 과정을 짚어보고, 또 우리 주변에서도 그런 씨앗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지 장기적으로 집중 성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극작가협회는 17일 “미투운동에서 밝혀진, 이윤택의 권력을 악용한 사태를 묵과할 수 없다”며 이 전 감독을 협회에서 제명했다.

이 전 감독은 19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성폭력 사태에 대해 공개 사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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