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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12일 16시 06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2월 12일 16시 06분 KST

엔젤투자매칭펀드 제도의 진실

투자방식도 규제도 처벌도 모두 이상하다

huffpost

엔젤투자매칭펀드가 아주 문제가 많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어제 지인에게서 들은 이야기는 너무 충격적이다. 엔젤투자의 문화조차 없는 우리나라에서 엔젤투자매칭펀드 제도는 사기꾼(블랙엔젤)들을 활개치게 만들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생각한다.

엔젤투자매칭펀드는 엔젤투자자가 창업 초기기업(스타트업)에 먼저 투자한 후 매칭투자를 신청하면 엔젤투자자와 해당기업에 대한 평가 및 특이사항 검토를 통해 매칭하여 투자하는 펀드다. 

정부가 엔젤투자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엔젤투자의 투자 안정성을 조금이나마 보장시켜주기 위해 엔젤투자자가 투자한 만큼 정부에서 1:1 또는 1:2로 매칭투자를 해주어 엔젤투자자의 육성과 양성을 통한 건전한 벤처생태계 선순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생겨난 제도이다. 또한 스타트업의 사업화 성공률 제고를 위한 시드머니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shironosov via Getty Images

 

성급한 제도 도입으로 인한 블랙엔젤(사기꾼) 양산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엔젤투자에 대한 문화가 전무한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엔젤투자매칭펀드 제도를 통해 엔젤투자를 활성화시키려고 했으니 부작용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2012년부터 시작된 엔젤투자매칭펀드 제도는 엔젤투자자가 투자를 하면 회사의 사업성에 대한 평가는 거의 없이 엔젤투자자에 대한 평가 후, 매칭투자를 해주기 때문에 블랙엔젤들이 꼬이기 시작하였다.

관계자에게 들은 바로는 이렇다. 블랙엔젤들은 주로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창업진흥원,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에서 창업멘토로 활동하거나 정부가 인증한 전문엔젤투자자로 활동하며 처음에는 창업 멘토링을 해주면서 창업자들에게 접근한다. 이후 자신이 엔젤투자매칭펀드를 받게 해줄 테니 매칭투자금의 일부를 자신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달라는 식으로 본색을 드러낸다.

블랙엔젤이 엔젤투자매칭펀드 투자를 받는 방법은 간단하다. 창업자에게 엔젤투자금을 직접 마련하도록 하여 현금이나 수표로 받거나 다른 사람의 계좌를 여러번 거쳐서 자신의 계좌에 입금이 되도록 하여 그 돈으로 자신이 투자를 한 것처럼 가장납입을 하여 엔젤투자매칭펀드를 신청하여 정부로부터 투자를 받아낸다. 이렇게 투자금을 받으면 창업자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받는 것이 블랙엔젤의 수법이다. (수수료는 보통 투자금의 20%라고 한다)

 

Amith Nag Photography via Getty Images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당장 이번달 직원들의 급여부터 걱정하고 있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대표들에게 엔젤투자매칭펀드는 정말 달콤한 유혹이다. 더군다나 국가에서 지정해준 창업멘토라는 사람들이 발벗고 나서서 불법행위를 통해 투자금을 받게 해주겠다고 하니 정부에서 인증 받은 사람이니 나중에 문제도 생길 것 같지도 않고 해서 유혹에 넘어가는 창업자들이 많은 것 같다.

물론 훌륭한 엔젤투자자들도 많지만 연간 엔젤매칭펀드 예산 2000억중 상당수는 블랙엔젤에 의한 가짜 투자로 소진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창업자만 파산자와 사기 전과자로 만드는 정부

위와 같은 블랙엔젤의 활발한(?) 활동으로 인해 극히 일부의 블랙엔젤들은 검찰의 조사를 받기도 하는데 그때 블랙엔젤을 통해 매칭투자를 받은 창업자들도 공범으로 같이 기소가 된다.

기소된 창업자들은 이미 직원들 급여나 사업비로 투자금을 모두 지출한 상태에서 투자금을 회수해야만 하니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다. 투자금 회수를 위해 창업자들은 추가 대출을 받거나 사체까지 써서 투자금을 회수해 회사와 창업자가 모두 파산하는 경우를 주위에서 많이 보았다. (불법행위에 의한 채무이기 때문에 파산 채권에도 포함할 수 없이 빚이 평생 창업자를 따라다니게 됨)

그러나 블랙엔젤은 회수해야 할 돈도 없고 지인들의 말에 의하면 구속조차 안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엔젤투자자가 투자를 하면 무조건 매칭투자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소정의 심사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사기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기죄의 구성요건이 “기망 – 피해자의 착오 – 재물교부”인데 피해자의 착오 부분에서 피해자(정부 기관)가 직접 심사를 했다고 사기죄가 성립이 안 된다고 한다.)

창업자 중 하나는 블랙엔젤의 불법투자 때문에 사기죄로 징역 2년이 구형이 되었고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이 얼마나 어이가 없는 상황인가? 창업자들을 꼬드겨 불법행위를 통해 매칭투자를 받게 하고 자신은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챙긴 블랙엔젤은 사기죄 성립여부에 대해 계속 재판부와 다투고 있고 창업자들은 곧 사기죄로 선고를 받는다니 말이다. 그 블랙엔젤은 아직도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창업진흥원,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에서 창업멘토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곧 선고를 받는 창업자들은 매칭투자금을 블랙엔젤처럼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도 아니고 모두 직원들의 인건비로 사용하여 고용을 창출하고 내수시장 활성화 시킨 것에 대한 공이 있는데 매칭투자 환수금을 갚기 위해 회사 대출을 추가로 받는 것도 모자라 부모님께 도움을 받아서 투자금을 모두 갚고 9년동안 운영한 회사를 곧 폐업하고 개인파산도 한다고 한다.

또한 그 창업자들은 곧 선고를 받으면 사기죄 전과가 생기게 되어 회사에 취업을 하여 재기를 할 기회조차 박탈당할 것이라니…

나는 엔젤투자매칭펀드 제도 자체가 잘못된 제도라고 생각한다. 너무 쉬운(?) 문턱 때문에 사기꾼(블랙엔젤)이 판을 칠 수 밖에 없는 구조, 그리고 그러한 점 때문에 창업자들이 쉽게 유혹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구조…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고 있는 창업자들의 양심만 믿고 현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