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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이 올림픽을 위협하고 있다

한 관람객은 인터뷰를 요청하자 입이 얼었다며 거절했다.

ⓒMike Blake / Reuters

강풍이 평창동계올림픽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가 잇달아 연기됐을 뿐만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도 관람객과 관광객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12일 낮 용평 알파인경기장 인근은 사방에서 바람이 매섭게 몰아쳤다. 조직위는 선수들의 안전을 우려해 이날 오전 10시15분부터 열릴 예정이던 알파인스키 여자 대회전 경기를 취소했다. 경기가 연기되면서 환승주차장에서 경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도 운행을 중단한 상황이다.

경기장에서 일을 마치고 셔틀버스를 기다리던 자원봉사자 이지후씨(28)는 ”(경기장이) 골짜기라서 바람이 한번 심하게 불면 몸이 흔들릴 정도”라며 ”바람 때문에 코스에 설치된 곤돌라와 리프트도 흔들거렸다”고 설명했다. 학교에서 단체로 응원을 왔다는 서울 휘경여고의 현수련 학생(18)도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 다녀왔는데 강풍 때문에 정말 추웠다”고 말했다.

ⓒMike Blake / Reuters

11일에도 강풍 때문에 스키경기가 연기됐다. 이날 오전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남자 활강경기는 15일로 미뤄졌다. 최대 초속 20m의 강한 바람이 불었기 때문이다.

강풍은 경기장 밖에서도 기세를 떨치고 있다. 이날 오전 평창올림픽플라자는 기업홍보관과 올림픽스타디움을 둘러보려는 관람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대부분 두툼한 패딩과 털모자, 마스크로 중무장을 했지만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추위에 속수무책인 모습이었다.

옷깃과 모자를 꼭꼭 여미어도 칼바람이 온몸 구석구석으로 파고 들었다. 때때로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돌풍이 불어 주변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기업홍보관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는 관람객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올림픽플라자 야외에서 안내를 맡고 있는 자원봉사자 김현민씨(21)는 ”오전 6시45분에 셔틀버스를 타고 와서 근무하고 있는데 너무 춥다”며 “30분 일하고 30분 쉬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관람객은 기자가 인터뷰를 요청하자 입이 얼었다며 손사레를 치기도 했다.

막바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추위는 13일 오후 들어 다소 풀릴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평창의 13일 낮 최고기온은 2도로 영상권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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