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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조사단 조사 받으러 온 임은정 검사가 한 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부끄러움을 알아달라고 검찰 수뇌부에 요구하는 것"

  • 김원철
  • 입력 2018.02.06 10:30
  • 수정 2018.02.06 10:31
ⓒ한겨레/강재훈 선임기자

15년 전 자신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한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44·사법연수원 30기)가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진상조사를 위해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을 위한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6일 오전 10시 임 부부장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날 오전 9시42분쯤 조사단이 위치한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한 임 부부장검사는 “거시적 안목에서 정의로운 검찰을 당장 꿈꾸기에는 난망하지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뭘 잘못했는지 깨닫고 부끄러움을 알아주시면 하는 것을 검찰 수뇌부에 요구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임 부부장검사는 “오늘은 서지현 검사님 관련해 조사를 받는 걸로 알고 있다”며 “이외에도 많은 성희롱 사건은 내부에서 이야기가 많이 돼왔다. 제 기억에 2015년에도 전수조사했던 바가 있어서 기억나는대로, 들은 대로 구체적 사례에 대해 말해달라고 하면 다 말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부부장검사는 “여선배들을 포함한 간부들이 덮기에 급급했던 검찰 조직 내 성폭력 문제를 공개해버린 서지현 검사의 결단, 상부의 위법한 압력을 폭로한 금번 안미현 검사의 용기 등 일련의 일들을 바라보며 견뎌낸 보람을 이제 비로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루시퍼 이펙트’라는 책을 소개하며 “‘시스템은 한 개인의 반대를 착각으로, 두 사람의 반대를 감응성 정신병으로 매도할 수 있지만, 세 사람이 같은 편에 서면 여러분을 함부로 하기 어려운 힘이 된다’는 말에서 검찰 자체 개혁의 방향성을 찾았는데 이렇게 불복종의 용기있는 동료들이 계속 나온다면 법과 제도 개혁으로도 당장 고치기 어려운 검찰의 부조리를 쉽게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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