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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국방부가 더 많은 '대북 옵션'을 가져오길 원한다 (NYT)

'백악관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8.02.02 18:58
  • 수정 2018.02.02 19:01

약 8개월 전,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곧바로 회의를 소집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도 참석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도 물론 있었다.

맥매스터가 먼저 자리를 떴다. 매티스와 틸러슨은 아직 다른 참석자들이 남아있다는 걸 의식하지 못한 채 대화를 이어갔다. 이들은 북한에 대한 옵션을 검토하기 위해 NSC가 연달아 소집한 회의들을 불평했다고 한다. 너무 공격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 

1일 뉴욕타임스(NYT)가 전한 에피소드 중 하나다. NYT는 익명의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대북 군사옵션을 둘러싼 백악관과 미국 국방부의 미묘한 갈등을 소개했다. 백악관은 국방부가 대북 군사옵션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하기를 주저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 때문에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는 내용이다.

양쪽의 견해차는 꽤 오래전부터 있었으나 최근에는 갈등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게 기사에 등장하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Jonathan Ernst / Reuters

 맥매스터(백악관)는 북한을 향한 트럼프의 ‘경고’ 메시지가 효과를 내려면 잘 준비된 대북 군사계획이 실제로 있어야 한다고 본다. 말만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어느 정도는 보여줘야 한다는 것.

반면 매티스(국방부)는 백악관이 북한을 겨냥한 군사 행동 쪽으로 너무 급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또 백악관에 너무 많은 옵션을 주면 트럼프가 이를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고 본다.

NYT는 매티스와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해왔다고 전했다. 북한의 보복공격을 초래하지 않을 선제 군사옵션은 거의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국방부는 최근 부쩍 언급되고 있는 ‘코피 때리기 전략’ 같은 가장 제한적인 수준의 공격이라 하더라도 막대한 희생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한마디로 ‘대북 군사옵션은 사실상 없다’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AFP Contributor via Getty Images

 

사실 이건 꽤 널리 알려진,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미국의 오래된 딜레마이기도 하다. 북한을 겨냥한 군사 작전이 얼마나 큰 재앙을 불러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다만 미국으로서는 대북 군사 압박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이 ‘카드‘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 국방부가 ‘조용히’ 북한을 겨냥한 군사작전 계획을 준비하는 것도, 한반도 주변에 전략자산을 보내고 군사훈련을 계속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NYT는 틸러슨이나 매티스가 대북 예방타격 문제로 백악관과 완전히 ‘결별’한 건 아니라고 전했다. 현재로서는 이같은 구상이 북한을 상대로 억지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그들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더 차분한”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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