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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9월 11일 10시 04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11월 11일 14시 12분 KST

나는 담배를 피우고 싶다

10년차 Smoker의 외로운 외침

철없던 시절 친구들 따라 호기심에 시작한 담배(흡연 동기 1위 호기심 64%)는 이제 쉽게 끊기도 어려워졌고 담배에 4000여 가지 유해성분이 들어있어 건강에 위험하다고 해도 담배로부터 얻는 위안이나 같이 피우면서 느끼는 유대감 등 심리적인 이유들 때문에 오히려 피워야 하는 이유가 생겨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이 나로 인해 안 좋은 담배연기를 마시는 상황은 절대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비록 눈치를 볼지라도 우리들이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데는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금연구역은 6523개, 흡연인구는 크게 줄지 않았다.

2011년까지만 해도 금연구역정책은 공공시설에 지정되어 있는 금연구역에서만 흡연을 불가했다. 하지만 간접흡연의 유해함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간접흡연피해방지조례가 제정되었고, 그 결과 3년 전 673개의 금연장소가 현재 6523개, 약 10배로 늘어났다. 공중이용시설(대형건물, 의료기관, 실내체육시설, 사회복지시설)과 PC방, 만화방에서는 일체 흡연이 불가하다. 앞으로는 모든 음식점과 호프집, 당구장, 스크린골프장에서도 흡연은 금지된다.

하지만 흡연인구는 2011년 전체인구의 23%에서 2013년 22.5%로 크게 줄지 않았다.

금연구역은 늘어났지만 피우는 사람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금연구역이 아닌 어딘가에서 피우고 있다는 이야기다.

흡연시설, 있어도 있는 게 아니다.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곳에 금연구역을 설정하여 간접흡연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흡연구역을 제대로 설치해서 사람들의 피해도 막고 흡연자들도 맘 편히 피울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루 유동인구만 21만명인 서울역에는 48m2의 좁은 흡연시설 1곳이 전부이다. 1인당 1m2라고 해도 50명을 수용하기 힘든 이곳에는 5분마다 200여명의 흡연자들이 다녀간다.

광화문광장은 오히려 포기하는 게 빠르다. 광화문광장 일대는 전체가 금연구역으로 담배를 피울 공간이 단 한 곳도 없는 곳이다. 하지만 우리도 어쩔 수 없다. 광장을 중심으로 좌, 우 모두 오피스 밀집지역이다 보니 여전히 거리에는 금연구역 표지 스티커와 재떨이가 공존하고 있고, 보행자들은 원치 않는 담배연기를 맡게 된다.

강남도 크게 사정은 다르지 않다. 강남대로의 경우 하루 유동인구 최소 27만명 이상으로 현재 신논현역 6번출구에서부터 강남역 9번출구까지 약 934m에 해당하는 구간과 강남대로 동측 870m구간이 금연구역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 구간에 흡연구역은 단 2곳, 가려면 7분이나 걸어가야 한다. 가더라도 제대로 버리지 않은 담배꽁초들과 새어나가는 담배연기 때문에 흡연자들이 꼭 찾아가서 피워야 하기보다 중도 포기자를 만들기 쉬운 환경이다.

양면을 같이 바라볼 수 있는 넓은 시각

금연구역이 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접흡연으로 인해 비흡연자가 받는 고통도 물론이거니와 흡연자들 역시 눈치 안보고 담배 한 개피 피우기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금연구역이 추가적으로 설정되어 늘어가는 만큼 효과적인 금연정책을 위해서는 흡연자들이 성숙한 흡연 매너를 가질 수 있도록 흡연구역도 같이 고민해야 하는 숙제가 필요하지 않을까?

* 이 글은 뉴스젤리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