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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8월 05일 06시 39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8월 05일 06시 39분 KST

거리서 '팁' 강요하는 뉴욕의 스파이더맨

AP/연합뉴스

뉴욕 맨해튼의 중심인 타임스 스퀘어에서는 스파이더맨, 스펀지밥, 엘모 등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일반인의 눈길을 끄는 분장을 한 뒤 관광객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고 팁을 받는 자칭 '거리 예술가'들이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가 되고 있지만 팁을 달라며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도 종종 발견된다.

뉴욕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타임스 스퀘어의 새로운 고민거리인 캐릭터들을 집중 조명했다.

최근 스파이더맨으로 분장한 사람은 경찰과 심하게 싸우다가 체포됐다. 경찰이 관광객들에게 너무 거칠게 팁을 요구하는 행위를 제지하자 이에 항의하다가 일이 확대된 것이다.

앞서 지난 6월에도 다른 두 명의 스파이더맨이 체포됐다. 팁을 달라며 한 명은 여성을 만진 혐의로, 다른 한 명은 여성을 공격한 혐의였다.

캐릭터들의 불미스런 행위가 자주 발생하자 뉴욕시는 이들을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의원 2명이 이들에게 면허(라이선스)를 발급하고 이들의 신원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의 초안을 만들었으며,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새로운 현실을 규제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약속했다.

이들이 팁을 강요하는 것은 '먹고살기'가 이전보다 각박해졌기 때문이다.

20여 년 전에 첫 등장한 캐릭터들은 3∼4년 전부터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현재 스파이더맨 분장을 한 사람만 10여 명에 이른다. 이처럼 경쟁자가 늘어나면서 팁을 받을 기회가 줄어들자 벌이도 감소하고 있다.

뉴욕시의 모호한 규정도 한 몫하고 있다. 도네이션은 합법으로, 구걸은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경계가 애매하다.

뉴욕타임스는 이들이 대부분 가난한 나라에서 온 불법 이민자들이라면서 미국에 있는 가족은 물론 고향에 있는 가족들을 먹여 살린다고 전했다. 이들의 하루 수입은 적게는 30달러, 많게는 200달러에 이른다.

스펀지 밥으로 분장해 거리에 나서는 리카르도 로드리게스(35)는 "첫날 80달러를 벌었다. 에콰도르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뒤 가졌던 다른 임시직보다 벌이가 좋다"고 말했다.

뉴욕시의 규제 움직임에 대해 이들은 예상과 달리 찬성하고 있다. 면허 발급으로 신규 진입을 통제하면 자신들의 직업(?)을 보호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아울러 불량한 사람들을 퇴출시켜 '공동체'가 집단적으로 매도당하는 것을 막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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