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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7월 24일 05시 31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7월 24일 08시 13분 KST

세월호 100일: 유족들을 괴롭게 하는 3가지

hankyoreh
엄마부대봉사단, 탈북여성회, 보수단체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가족 단식농성장' 앞에서

전남 진도 해역에서 세월호가 침몰한 지 벌써 100일이다. 24일 현재 사망자는 294명, 실종자는 10명. 유족들은 '성역없는 수사'와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참사 100일을 맞이하여 유족들을 괴롭게 하는 3가지를 정리해 봤다.

1.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엄청난 참사가 벌어졌지만 제대로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단 한명도 구조해내지 못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함은 사상 최대 인력을 동원한 '유병언 잡기'에 가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월 19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던중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0일이 다됐지만 누구하나 제대로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일요일 오전 긴급기자회견까지 열면서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히더니 두 달 만에 다시 총리로 컴백했다. 이른바 세월호 참사의 '악의 축'으로 수사기관의 수배를 받아 쫓기던 유병언 씨는 백골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약속했던 '세월호 특별법'은 조사위원회에 강제조사권과 수사권을 부여하는 문제로 표류하고 있다.

(중략)

검찰은 그동안 세월호 사고에 직접 책임이 있는 선장과 선원, 안전감독기관 관계자 121명을 입건해 63명을 구속했고, 해운업계 구조적 비리 수사로 한국해운조합, 한국선급, 해양안전심판원, 해경 등 관계자 210명을 입건해 76명을 구속했다.

그렇지만 구속된 139명 중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는 보이지 않는다.(CBS노컷뉴스 7월 23일)

국민적 분노의 물꼬를 유병언과 구원파로 돌린 ‘법률 기술자’는 검찰이다. 최재경 인천지검장은 ‘검거 때까지 검찰청에서 철야’를 선언하며 국민의 관심사를 유병언에게 맞추는 데 성공한다. 김진태 검찰총장도 ‘돼지머리 수사’ 운운하며 인천지검의 과도한 여론몰이 수사를 부추겼다. 유병언에게 세월호 참사의 직접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한 법률적 검토나, 수사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은 그저 법전에나 있는 것이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유병언 검거를 5차례나 공개적으로 지시하는 등 북새통을 은근히 즐겼다.(한겨레 7월 24일)

2. 지지부진한 진상규명

진상규명의 길도 요원하기만 하다. 왜 304명이 떼죽음을 당해야 했는지, 대통령은 그 시간에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다.

7·30 재보선과 맞물려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은 정쟁 대상으로 변해 버렸다. 당리당략을 앞세운 결과다.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나라를 어떻게 바로 세울 것인지에 대한 반성과 행동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 여야는 ‘김영란법’에 대한 진지한 논의도 하지 않고 있다.(세계일보 7월 24일)

지난 6월 2일 시작된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는 오는 8월 30일 활동을 종료한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6월 30일부터 7월 11일까지 기관보고를 받았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사고 당시 청와대와 해경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해 보고 지연을 밝힌 점, 구조 지연 사실을 드러낸 점 정도만이 손에 꼽힌다.

국정조사 기관보고 대상이 청와대 비서실을 포함해 20여개가 넘었다는 점에선 더욱 건진 것이 없다. 국무총리실, 국가정보원, 감사원, 경찰청, 안전행정부를 비롯한 7개 정부 부처, 공영방송인 KBS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지만 '진상규명이 됐는가'라는 물음표는 여전히 남는다.(머니투데이 7월 23일)

3. 오해와 막말

여야의 세월호 특별법에 의사자 지정, 특례입학 등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족들에 대한 오해도 늘어났다. 하지만 유족들이 원하는 특별법의 핵심은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권'과 '기소권'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상실감에다 억측과 오해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참사 진상규명 노력을 폄훼하는 소문과 정치권의 부실한 특별법 논의 때문이다. 유가족들은 정치권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유가족들은 특히 야당이 발의한 특별법안에 담긴 ‘세월호 희생자 전원 의사자 지정’ ‘단원고생 대입특례’ 등의 조항을 둘러싸고 시비가 일어나는 데 억울함을 호소했다.

14일 세월호 유가족이 단식농성 중인 국회 본청 앞에서 만난 한 유가족은 “ ‘전원의사자 지정’ ‘대입특례’ 같은 조항은 유가족들이 낸 입법청원안에는 없는 헛소리다. 그런데 곧 헛소리가 참소리가 되게 생겼다”며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는 단원고 학부형이라고만 자신을 밝혔다. 온라인에서는 유가족들이 희생자 의사자 지정, 단원고생 특례입학 등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글이 확산되고 있다.(경향신문 7월 14일)

Q. 세월호 가족들이 ‘전원 의·사상자 지정’, ‘단원고 학생들 대입 특례 입학”을 요구했다?

A. 세월호 희생자 전원 의·사상자 지정을 통한 보상과 단원고 3학년 대학 특례 입학은 가족대책위가 입법청원한 특별법이 아니라, 여야가 발의한 법안에 담겨있다. ‘전원 의·사상자 지정’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명예를 지켜주겠다는 취지로 새정치민주연합의 특별법안에 반영돼 있다. 게다가 여야는 논의를 통해 기존 법률이 정하는 의·사상자와는 별도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4.16 국민 안전 의인(가칭)’ 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기존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상이나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억울하게 돌아가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혜택과 보상은 시행령 등을 통해 앞으로 논의할 문제다”고 설명했다.

단원고 3학년 특례 입학 역시 여야가 발의한 법안에 담긴 내용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15일 세월호 침몰사고의 피해 학생을 대학 전체 ‘정원외 입학’ 정원의 1% 범위 내에서 특례 입학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Q.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되면 세월호 가족들이 막대한 보상금을 받는다?

A. 가족대책위의 특별법에는 피해자 지원 방안이 원칙적인 수준에서 담겨 있다. 박종운 대한변협 세월호 특위 대변인은 “애초 가족대책위는 진상규명이 더 중요하니 특별법에는 보상·배상 부분을 삭제하자고 했다”며 “하지만 법률단체 입장에서 보상이나 배상으로 야기될 수 있는 분쟁을 막기 위해 법안에 최소한의 내용을 넣어야 한다고 유가족들을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가족대책위는 특별법에 보상·배상과 관련 “정부가 피해자·유족에 대한 보상·배상금 지급 대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 근거를 남겼다. 애초 특별법에 국가의 배상책임을 명시하는 것에 부정적이었던 새누리당도 이날 긍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상태다.(한겨레 7월 16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재철 세월호 국조 특위위원장을 비롯해 '엄마부대' '어버이연합' 등은 세월호 유족들에 대한 막말을 쏟아냈다.

엄마부대봉사단, 탈북여성회, 보수단체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가족 단식농성장' 앞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것도 아닌데 이해할 수 없네요",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자식 의사자라니요", "유가족들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의사자라니요"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집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엄마부대 회원들은 이날도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의사자 선정 및 대학특별전형과 민간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자는 것들은 기본적인 법 체계를 뒤흔드는 위험한 내용으로 판단 되어서, 그래서 저희 엄마부대가 나서게 된 것입니다."(주옥순 / '엄마부대 봉사단' 대표)

하지만 유가족들은 의사자 선정과 대학특별전형을 요구한 적이 없다.

(중략)

한편,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 건너편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반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유가족 단식 농성장으로 들이닥쳐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평생 죽을 때까지 이 어린 아이들에게 이렇게 해준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저 새민련 정치권은 완전히 돌은 놈들이야, 돌은 놈. 정신 상태가 썩은 놈들이야."(보수단체 회원)(오마이뉴스 7월 21일)

20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가족대책위)가 공개한 심 의원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그는 “학교 수학여행을 가다가 희생된 사건을 특별법을 만들어 보상해 달라는 것은 이치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봅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당직자들과 지인들에게 지난 18일 오후에 보냈다. 이 글은 한달 전부터 인터넷과 모바일 메신저에 오가던 글로 세월호 특별법의 취지를 왜곡하고 비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략)

논란을 의식한 심 의원은 19일 밤 다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제가 작성한 글이 아니며, 특별법의 보상이 지나치다는 어느 분의 글이 왔고, 의원실에 특별법을 반대하는 전화가 많이 와 당 차원에서 여론을 알아보려는 의도에서 참고해 보시라고 몇 사람한테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한겨레 7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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