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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7월 22일 16시 41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7월 22일 17시 23분 KST

현직 판사가 쓴 '유병언 사건 닮은꼴' 소설 화제

1930년대 백백교 사건 모티브로 쓴 소설

신흥종교 교주의 도주·사체 발견 유사해

지명수배중이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사체로 발견된 사건은 강한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오대양 등 교주와 신도가 경찰에 쫓기던 여러 신흥종교 사건과 유사할 뿐 아니라 일제강점기 시절 신흥종교 백백교 교주가 도주 중 산속에서 사체로 발견된 사건과는 결말까지 닮아 있기 때문이다. 유병언 전 회장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사실상 교주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시체로 발견된 사람은 정말 교주가 맞을까? 공교롭게도 유씨 시신 발견이 발표되기 얼마전 백백교 교주는 살아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의문을 제기한 추리소설 <유다의 별>(도진기·황금가지)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소설 '유다의 별'

1937년 4월 경기도 양평 용문사에서 일본 경찰의 수색에 쫓기던 백백교 교주 전용해가 사체로 발견되었다.

산에서 발견 당시 이미 산짐승들에 의해 훼손된 사체를 두고 교주가 맞는지 확인한 사람은 전용해의 아들과 백백교 간부였다. 시체의 주머니에는 그의 것으로 알려진 엘진 금시계와 돈 80원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부검 결과 그는 죽은지 50일이 지난 뒤 발견된 것으로 추정됐다. 수사가 시작되고 불과 일주일 뒤 죽었다는 것이다. 일본 경찰은 그로부터 일주일 뒤 “사교 결사 백백교 일당이 일망타진되었다”는 말로 수사를 종결했다. 백백교는 동학의 한 분파에서 나왔지만 시작부터 타락과 부패를 거듭한 사교집단으로 신도들의 재산을 가로채고 반대하는 신도들을 무참히 살해하는 등 전례없는 만행을 일삼았다.

경기도 가평에서 발원한 백백교는 양평, 연천, 붕산, 사리원, 세포, 유곡, 평강 등 전국 20여곳에 비밀 아지트를 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유병언씨는 검찰이 유씨 일가 비리 수사에 착수한 지난 4월20일 구원파 수뇌부의 대책회의 끝난 직후 본산 경기도 안성 금수원에서 빠져나갔다.

검찰은 5월25일 밤 유씨 은신처인 전남 순천의 별장 ‘숲속의 추억’을 덮쳤지만 구원파의 연락을 받고 사라진 뒤였다. 이로부터 두달 가까이 유씨의 흔적은 끊겼지만 이미 6월12일 ‘숲속의 추억’에서 불과 2.5㎞ 떨어진 밭에서 시신이 발견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교주의 죽음 뒤에도 의문이 여전하다는 점에서도 두 사건은 비슷하다. 백백교 교주가 죽은 뒤에도 당시 신문에는 “시중에는 교주 전용해가 다른 사람으로 위장하고 도망친 것 아니냐는 소문이 여전하다”는 보도가 있었다.

추리소설 <유다의 별>은 교주의 죽음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이 소설을 쓴 작가는 인천지방법원 도진기 부장판사다. 도진기 판사는 백백교 사건에 대한 당시 신문 기사와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백백교 판결문, 일본 경찰의 수사 자료 등을 참고해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도 판사는 2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이 소설은 1년 전에 쓰여졌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뒤늦게 출판됐는데, 출판 직후 유병언 사체 발견 소식을 접하고 보니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각자 자신의 왕국에서 황제처럼 살며 최대한의 향락을 추구했으며 사체를 두고서도 과연 당사자가 맞는지 논란을 낳는 것도 비슷하다”고 했다.

<유다의 별>의 말미, 전용해는 다른 사람의 시신을 자신인 양 꾸며 경찰을 따돌렸던 것으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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