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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7월 15일 05시 35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7월 15일 05시 38분 KST

"통신사 보이스톡 제한은 불법"

Michaela Begsteiger

이동통신사가 카카오톡의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인 '보이스톡' 사용량을 제한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내용의 보고서가 국책연구기관에서 나왔다.

공공연구기관이 망 중립성(Net Neutrality) 문제를 기업-기업, 기업-소비자의 이해관계 상충이 아닌 형사법적 관점으로 짚어봤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에서 진행될 망중립성 논의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망중립성과 통신비밀보호에 관한 형사정책' 보고서에서 통신사들이 주장하는 망중립성 견해는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망 중립성이란 네트워크 사업자는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국내에선 이통사들이 2012년 ㈜카카오가 출시한 보이스톡 서비스를 요금제에 따라 부분적으로만 허용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가 확산됐다.

공동 저자로 참여한 전현욱 박사는 보고서에서 "통신사들은 자동화된 장비로 데이터 통신(보이스톡)을 식별, 분류하고 특정 패킷을 골라내 전송하지 않고 있다"면서 "내용의 지득(知得)없이 송·수신을 방해하는 경우도 통비법상 감청에 포함되는 것으로 봐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전 박사는 "통신사들이 자사의 콘텐츠를 우대하기 위해 경쟁 관계에 있는 통신을 차별적으로 취급하려고 DPI(패킷 분석해 차별적으로 송수신할 수 있는 장비) 기술을 도입했다"면서 "정당한 이유없이 망 중립성을 저해하는 행위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생긴 프라이버시 침해이며 당연히 형사 불법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통사들은 과거에 자사 통신망을 이용한 타 사업체의 서비스를 막거나 제한하면서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들과 갈등을 겪은 바 있다. 2012년 KT의 삼성전자 스마트TV 차단 사건, 이통사들의 '보이스톡' 서비스 제한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보이스톡 서비스 제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 여전히 갈등의 불씨로 작용하고 있다.

카카오 등 ISP 사업자들은 망 중립성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15일 "이용자들은 데이터 사용료를 내고 있는 만큼 보이스톡과 같은 서비스를 정당하게 이용할 권리가 있다"며 "엄격한 의미의 망중립성 원칙이 세워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는 망 중립성과 관련해 아직까지 명확한 정책적 판단을 내리지 못한 채 사실상 이통사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보이스톡 제한 논란이 일었을 당시 소비자 후생저하 효과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내세워 이통사들에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따라서 이용자들은 현재 통신사별로 요금제에 따라 제공하는 허용량 만큼만 보이스톡을 이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통화 품질도 좋지 않다.

지난 13일 기준 카카오의 '보이스톡 기상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10.19%의 손실률을 보여 대화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였다. KT는 1.67%, LG유플러스는 0.14%의 손실률을 보였다. 손실률이 3% 미만이면 깨끗한 대화가 가능한 상태다.

이에 대해 이통사 관계자는 "통신사로서는 mVoIP을 무한 허용했다가 트래픽 급증으로 아예 '블랙아웃'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트래픽 관리 차원에서 제한할 수밖에 없다"면서 "통화 내용을 들여다보는 게 아닐뿐더러 더 많은 피해자의 발생을 막으려는 조치이기 때문에 법적으로도 문제 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옥 형사정책연구원장은 보고서 발간사에서 "국내에서 망 중립성 원칙에 관한 논의는 아직 진행 중이고 다양한 주장이 전개되고 있는 만큼 이 보고서가 규범적 차원에서 더욱 활발한 논의가 일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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