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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7월 14일 11시 58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9월 13일 14시 12분 KST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보다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아나운서 도경완씨와 가수 장윤정씨가 결혼 전 비밀연애를 했던 춘천으로 갔다. 장윤정씨는 비밀연애 때의 심장 두근거림에 대해 '긴장돼서 설레는 건지 이 사람이 좋아 설레는 것인지 그런 거 있죠? 사람들한테 괜히 들킬까 봐 긴장되고 이 사람도 좋고'라고 회상하였다. 이 장면은 유명한 심리 실험을 떠올리게 한다. 한 연구진이 벤쿠버 북부의 카필라노 강 위로 230피트 높이에 매달린 나무판자와 굵은 철사로만 만들어진 길고 좁은 다리를 건너는 젊은 남성들을 연구하였다. 한 매력적인 젊은 여성이 각각의 남성에게 접근하여 설문조사를 부탁하고, 그 여성은 설문조사를 마친 사람에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건네주면서 그가 전화하면 그 조사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설명해주겠다고 했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아나운서 도경완씨와 가수 장윤정씨가 결혼 전 비밀연애를 했던 춘천으로 갔다. 장윤정씨는 비밀연애 때의 심장 두근거림에 대해 '긴장돼서 설레는 건지 이 사람이 좋아 설레는 것인지 그런 거 있죠? 사람들한테 괜히 들킬까 봐 긴장되고 이 사람도 좋고'라고 회상하였다. 이 장면은 유명한 심리 실험을 떠올리게 한다.

한 연구진이 벤쿠버 북부의 카필라노 강 위로 230피트 높이에 매달린 나무판자와 굵은 철사로만 만들어진 길고 좁은 다리를 건너는 젊은 남성들을 연구하였다. 한 매력적인 젊은 여성이 각각의 남성에게 접근하여 설문조사를 부탁하고, 그 여성은 설문조사를 마친 사람에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건네주면서 그가 전화하면 그 조사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설명해주겠다고 했다. 이 연구의 핵심은 이것이다. 한 집단의 남성에게는 그들이 다리를 건너고 있는 동안에 설문조사원이 접근했고, 나머지 남성에게는 그들이 다리를 건넌 후에 접근했다. 연구 결과, 두 집단의 남성 중 다리를 건너는 동안에 여성을 만났던 남성이 그 여성에게 전화할 가능성이 훨씬 크게 나타났다.("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98쪽)

저자는 이 결과에 대해, 위험스럽게 흔들리는 다리 때문에 아주 높은 수준의 심리적 흥분을 경험하고 있었던 사람이 자신의 흥분이 여성의 성적 매력 때문이라고 착각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리고 "이는 사람들이 자신의 느낌에 대해 틀릴 수도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라고 결론짓는다. 그러나 나는 전화를 한 사람이 자신의 흥분의 원인에 대해 착각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장윤정씨가 자신의 심장 두근거림이 부분적으로는 사람들한테 들킬까 봐 긴장한 데 기인함을 모르지 않는 것처럼 전화를 한 사람도 자신의 흥분이 위험스럽게 흔들리는 다리 위에 있었다는 사실과 관련됨을 모르지 않는다. 장윤정씨나 전화 건 사람에게 중요했던 것은 두근거림과 흥분의 원인이 아니라 두근거림과 흥분이라는 감정 그 자체였다.

원인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자. 전화를 걸게 만든 흥분의 원인은 무엇인가? 저자의 주장처럼 위험스럽게 흔들리는 다리 위였다는 것이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외에도 조사에 응한 사람이 무성애자나 동성애자였더라면 그런 흥분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도 가능하다. 또 연구자가 그런 실험을 기획했기 때문에 그런 흥분이 발생했다고도 말할 수 있다. 다리와 같은 문명이 없었더라면, 또는 지구상에 생명이 발생하기 전이었더라면, 그런 흥분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여러 조건 중 무엇에 원인이라는 특권적 명칭을 부여할 수 있을까? 다른 맥락이긴 하지만 철학자 대니얼 데닛도 '원인 없는 사건' 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하튼 원인이란 그렇게 명확한 것이 아니다. 뚜렷한 것은 감정이다.

인간에게 감정이 중요한 것은 그것이 단지 뚜렷하기 때문은 아니다. 철학자 존 듀이는 인간 경험에 완전성과 통일성을 부여하는 것을 감정이라고 불렀다. 감정이란 인간 정체성이다. 인간을 대한다는 것은 인간의 감정을 대하는 것이다.

가족의 죽음으로 견딜 수 있는 감정의 임계점에 와 있는 상태에서 해경 123정장의 뻔뻔스런 발언에 항의하는 유가족을 국정조사장에서 퇴장시킨 심재철을 보는 유가족의 마음은 어떠할까? 피해자를 조류에 비유하는 듯한 막말을 한 조원진을 매일 접하는 유가족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놀러가다 사고사 당했는데 대학도 특례로 보내줘 ...'와 같은 일베충류의 글이 널려 있는 것을 보는 유가족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7.30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하고 그래서 새누리당과 이들이 더 포악해진다면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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