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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7월 08일 14시 07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7월 08일 14시 08분 KST

네이마르가 팀 쿡에게 주는 교훈은?

이미 오래전이긴 하나, 내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당시 나는 갓 청소년기를 벗어난 햇병아리 대학생의 삶을 미숙하나마 내가 체득한 마케팅 지식에 적용하여 비교하는 것을 좋아했었다. 나는 항상 ‘마케팅에서 인생을 배울 수 있다'는 말로 내 특이한 취미를 변명하곤 했다.

물론 시대가 바뀌었고 나도 30줄에 접어들었지만, 그래도 이런 식의 비교 분석은 아직도 유효하다.

우리는 네이마르를 월드컵 결승전에서 보지 못하게 됐다. 그는 전 세계 수백 수천만의 사람들처럼 근로 중 ‘산재’를 겪고 만 것이다. 콜롬비아 선수의 행동에 대해 왈가왈부하진 않을 생각이다. 다만 네이마르의 척추가 골절되었다는 소식이 각종 매체들을 통해 쏟아지면서 카나리아 군단의 앞날에 대한 회의적인 분위기가 국민들은 물론 선수들 자신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영상: 네이마르의 척추 골절 소식에 놀라는 프레드)

바로 여기서 마케팅이란 것이 등장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가 흔히 ‘브랜딩(branding)’이라고 하는 브랜드 형성의 문제를 제기해볼 수 있다.

네이마르는 동시대 최고의 축구선수일 뿐 아니라 축구계에 새겨진 브라질의 DNA를 재구성해냈다. 반칙이나 몸싸움, 전술보다는 개인적 기량에 좀 더 의존하던 우리의 축구에 네이마르는 젊음과 창의력을 앞세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주었다. 그가 매월 3백만 헤알(약 13억 원)의 돈을 거저 챙겨가는 게 아니다. 스콜라리 감독과 선수들을 통틀어 그가 가장 많은 스폰서를 보유하고 있는 데에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아래 도표를 보자.

(그림: 월드컵 출전 선수들의 스폰서 관계도)

자, 이제 네이마르와 브라질 대표팀을 브랜드로 가정한다면 다음과 같은 분석이 가능하다.

의도 : 축구는 우리 문화의 일부이며, 우리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축구와 함께 울고 웃을 수 밖에 없다. 말 그대로, 우리는 축구를 위해 축구의 나라에 태어난 국민이다.

임무 : 이 “시장"을 이끄는 선두주자로서 세계에 멋진 축구를 선보여야 한다. 세계를 놀라게 한 또 한명의 브라질인, 아일톤 세나는 이런 말을 남겼다. “2등은 패배자 중에서 1등일 뿐이다.”

비전 : 가장 많은 상을 받고 숭배받는 축구의 나라가 되는 것이다. 축구계에 가능한 한 많은, 훌륭한 선수들을 배출하며 멋진 경기를 선보여야 한다.

가치: 명랑한 전술, 과감한 드리블과 패스, 강적을 아슬아슬하게 뛰어넘는 스릴, 스마트하고 깨끗한 경기.

이렇게 우리는 브라질 축구 대표팀과 네이마르라는 브랜드를 확인하는 연습을 해 보았다. 그들의 역량은 세계적 기준으로 등극한지 이미 오래다. 그렇다면 브라질에서 가장 유명한 이 남자와 브라질 대표팀이 애플의 CEO, 팀 쿡에게 어떤 교훈을 줄 수 있다는 말일까?

Apple의 CEO 팀 쿡(Tim Cook). ⓒAFP

간단하다. 팀 쿡은 기준이 사라졌을 때 브랜드의 구조를 존속시키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애플은 2011년, 스티브 잡스의 ‘셧다운' 이후 제품 신뢰도와 포트폴리오에 심각한 위기를 맞았고 지금까지도 그 상태를 지속해오고 있다. 애플은 지금껏 어디서도 보지 못한 독보적인 ‘퍼스트 무버(mover)’였고, 현 상태를 뒤엎고 새로 태어나기에 충분한 역량도 갖추고 있다.

지난 2007년, 팀 쿡(왼쪽)이 스티브 잡스(가운데)와 함께 있는 모습. 맨 오른쪽은 필 실러 마케팅 부사장. ⓒAFP

현 상태를 뒤엎는 것. 이것이야말로 애플의 진정한 의도라 할 수 있다. 그들은 매번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때 마다 수많은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고, 삼성의 스마트폰, 아마존의 마켓플레이스, 구글의 운영체제 등에 영감을 불어넣기도 했다.

달변가 잡스는 디자인에 대한 남다른 비전을 통해 애플이 시장의 선두주자로 앞장설 수 있게 만들어냈다. 그의 사후에도 팀 쿡은 회사의 브랜드를 탄탄히 다지며 발표되는 솔루션들도 일단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듯 하다. 물론 우리가 1999년과 2010년, 아이맥과 아이패드를 처음 접했을 때 느꼈던 그 충격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말이다. 네이마르가 축구의 주인인 건 아니지만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의 주역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리고 그에게 닥친 예기치못한 사건은 분명 비극적이었다. 하지만 그의 부재는 그의 동료들에게 자신의 대표성을 더욱 확실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줄리우 세자르부터 프레드까지, 모두가 네이마르의 과감함과 명랑함을 등에 업고, 또 4년동안 갈고 닦은 전술적 역량과 친화력을 바탕으로 독일을 상대할 것이다.

팀 쿡은 아직까지 잡스처럼 애플의 ‘다름'을 각인시키지도, 시장을 매료시키지도 못하고 있다. 그는 상황을 분명히 파악한 뒤 자신이 3년 넘게 몸담고 있는 애플이라는 회사에 우리 축구의 아이콘이 들려 주는 교훈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과감함과 명랑함을 전 직원들에게 불어넣어주며, 그것을 애플의 유산과 존재의 이유로 삼아야 한다.

현 상황 : 의심의 여지는 없다. 네이마르가 자리를 비웠다고 해도 브라질은 독일을 맞아 충분히 멋진 경기를 펼칠 것이다. 내가 앞서 이야기했듯, 네이마르의 부재는 그의 팀내 영향력을 더욱 탄탄히 다질 것이다. 물론 세계 최강의 팀 중 하나인 독일에 승리를 거두려면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겠지만, 그래도 독일은 역사적으로 브라질의 ‘단골 손님' 중 하나 아니었는가. 그리고 우리 대표팀에는 네이마르 외에도 훌륭한 기준/리더가 될 만한 재목들이 포진해 있다. 게다가 우리에겐 스콜라리 감독이 표현한 대로 ‘행복한 두 다리'로 뛰는 만화영과 같은 선수들도 있으니 말이다. 브라질이 이번에 승리를 거둔다면 분명 프레드가 두 골, 헐크가 한 골씩 해서 총 3골이 터질 것이라 예측해 본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BR에 게재된 João Gabriel Chebante의 블로그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 : O que Neymar pode ensinar a Tim Cook sobre bra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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