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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6월 27일 08시 29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6월 27일 11시 56분 KST

월드컵 3차전 : 벨기에 전의 변화와 패착 6가지

한국이 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벨기에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1무 2패 승점 1을 기록한 한국은 결국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가 한국의 월드컵 본선 마지막 경기 벨기에 전에서 나타난 변화와 패착 6가지를 정리했다.

1. 원톱 김신욱의 뒤늦은 투입 : 압도적인 제공권 우위 이제 알았나

김신욱이 벨기에 수비수 2명과 공중 볼을 다투고 있지만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신욱(울산 현대)은 지난 2경기에서 단 하나의 슈팅도 때리지 못했던 박주영을 대신해 원톱으로 선발 출장했다. 제공권에서 유리하다는 이유였다. 왜 진작 쓰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을 정도로 움직임이 좋았다.

김신욱은 경기 내내 온 힘을 다해 뛰었다. 전반에만 5.05km를 뛰었다. 슈팅은 없었지만 11차례 패스에 관여했다. 벨기에의 장신 센터백인 반 바이텐(197cm), 롬바르츠(189cm)와의 공중볼 다툼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움직임도 지난 2경기의 박주영과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좋았다. (마이데일리, 6월 27일)

196cm, 93kg의 체격을 이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신욱은 끊임없이 몸싸움을 시도하며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한국 진영에서 날아온 롱패스를 머리로 손흥민, 기성용 등 공격진에 연결시키려는 움직임도 돋보였다. 연계플레이에서 보여준 김신욱의 활용도가 빛이 난 것이다. 더욱이 전반 45분에는 벨기에 데푸르의 레드카드를 유도해 그라운드를 떠나게 만들었다.

알제리와의 2차전에선 후반 교체투입된 뒤 이근호의 추가골을 견인하는 등 이번 대회에서 한국 축구는 김신욱이라는 국제용 스트라이커를 발견했다. 박주영에게만 의존했던 대표팀의 공격수 갈증을 씻어줄 희망으로 떠올랐다. 박주영이 이번 월드컵에서 전성기에 미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서 대표팀에서 김신욱의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데일리, 6월 27일)

2. 교체 골키퍼 김승규의 ‘슈퍼세이브’ : 단 1경기 출전 7세이브 (공동9위)

골키퍼 김승규가 과감한 판단으로 펀칭을 해내고 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김승규에 대해 "두 경기 못 뛴 것을 한풀이라도 하듯 매우 잘해주고 있다"고 극찬했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7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월드컵에서 골키퍼 교체는 이례적이다. 3명의 골키퍼가 등록되지만, 주전 골키퍼의 부상이 아닌 이상 본선 경기에서 교체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벨기에 전에서 주전 정성룡 대신 김승규(울산 현대)가 선발 출장했고, 활약은 눈부셨다. 알제리전에서 정성룡 골키퍼의 펀칭 미스로 허용했던 2번째 골 등 한발 늦은 판단이 늘 문제점으로 꼽힌 것을 상기해 보면 김승규의 뒤늦은 투입이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졸전 끝에 0대1로 져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김승규의 빼어난 활약은 공격수 손흥민과 함께 한국축구의 얻은 몇 안되는 수확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기록으로 나타난다. 김승규는 단 한 경기에 출전해 총 7개의 세이브를 기록,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기록 9위에 랭크됐다. 주전 골키퍼 정성룡은 5세이브로 공동 12위. 현재 세이브 1위는 멕시코 오초아, 이탈리아 부폰 등 5명이다. 경기당 세이브로는 단연 1위다. 만일 김승규의 활약이 없었다면 ‘대패’할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국민일보, 6월 27일)

김승규의 이같은 활약은 해외 언론에도 극찬으로 이어졌다. 텔레그래프, 미러, 스포츠몰 등은 “한국의 젊은 골키퍼가 벨기에를 고전하게 했다. 크루투아 못지 않은 멋진 플레이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FIFA 공식 홈페이지도 라이브 문자중계를 통해 ‘굿세이브’라고 칭찬했다.

그렇지만 김승규는 아쉬움을 표했다. 경기 뒤 그는 “한 경기만 더 뛰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며, “준비한 것을 모두 보여주지도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방송 인터뷰에서도 “작년부터 기다리다가 경기하는 데는 익숙해서 어떤 마음으로 뛰어야 하는지 잘 알았고 준비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며, “경기 들어가는 순간에는 관중이 많아서 긴장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3. 홍명보의 ‘김신욱 OUT’, 최악의 한수였다

김보경이 벨기에 케빈 미랄라스(11번)와 앙토니 반덴보르 사이에서 치열한 공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전반전 가장 인상적이었던 김신욱이 후반 21분 교체됐다. 최근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은 김보경이 대신 투입됐다. 왜 그랬을까.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김보경과 지동원이 보여준 게 없었기 때문이다. 김보경과 지동원의 재능까지 의심하지 않지만 두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아무런 활약을 하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교체 투입으로 그라운드를 밟긴 했지만 영향력이 없었다. 그렇다고 몸이 가볍지도 않았다. 김보경과 지동원은 결과를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완벽한 실패로 돌아갔다. (골닷컴, 6월 27일)

아이러니하게도 김신욱이 교체아웃된 이후 대표팀의 공격은 날카로움이 떨어졌다. 여러가지 다양한 옵션을 감안한 홍명보 감독의 용병술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선택이었다.

4. 점유율·슈팅 앞서고도 '결정적 한방' 없어

한국축구대표팀이 16년 만에 '조별리그 무승'의 치욕을 당하며 탈락의 비운을 맛본 가운데 경기를 마친 이용(왼쪽부터), 기성용 등 선수들이 27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아쉬워하고 있다.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것은 1998년 프랑스 대회(1무2패) 이후 16년 만이다.

한국은 벨기에 전에서 점유율·슈팅에서 앞섰다. 벨기에 선수 1명도 퇴장당했기 때문에 수적 우위도 점유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골을 넣지 못했다. 그래서 졌다.

한국은 공 점유율이 51%로 벨기에(49%)보다 높았지만, 결국 1-0으로 패하고 말았다. 슈팅 횟수도 18회로 벨기에의 16회보다 2차례 많았고, 골대 안쪽을 위협하는 유효슈팅 횟수 역시 벨기에보다 1개 많은 12개를 기록했다. 3번에 걸친 이번 월드컵 경기 중 가장 강한 전력을 갖춘 벨기에를 상대로 가장 많은 슈팅을 기록한 것이다. 러시아와의 1차전에서는 10회(유효 6회),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는 9회(유효 6회)의 슈팅을 했다. (연합뉴스, 6월 27일)

하지만 기회를 골로 연결하는 결정력이 부족했다. 특히 페널티 지역 안으로 공을 몰고 간 횟수가 14회로 6번에 그친 벨기에를 압도했다.

그러나 골을 넣지 못했다.

5. 소속팀에서 못 뛰던 선수들은 다 못 뛰었다

울고 있는 손흥민 선수 뒤로 웃고 있는 박주영 선수의 모습이 보인다.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박주영, 윤석영, 지동원 등의 움직임은 좋지 못했다. 그런 선부들을 출전시키지 않겠다던 홍명보 감독은 자신의 원칙까지 깨가며 감쌌다.

결국 홍명보 감독이 애초 세운 원칙이 옳았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대표선수 선발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판단이 맞았다. 리그에서 못 뛰는 선수들이 국가대항전에서 잘 하길 기대했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그 현명한 결정을 왜 바꿨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중략) 비록 리그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으나 가진 재주가 특별한 이들이니 훈련을 통해 충분히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게 팬들을 설득했다. 아마 자신도 진짜 그렇게 믿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판이었다. 조별예선 1, 2차전에 모두 선발로 나왔던 박주영은 단 1개의 슈팅 없이 철저히 침묵했다. 일각에서는 수비 가담과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 등이 좋았다고 했으나 요즘 그 정도도 안 하는 공격수는 없다. 왼쪽 풀백 윤석영 역시 비난의 화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뉴스1, 6월 27일)

6. 같은 실수는 반복된다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내리고 있다.

그런데 이런 논란은 이번 뿐만이 아니었다.

놀랍게도 홍 감독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도 똑같은 비난에 시달렸다. 당시 한국은 졸전 끝에 금메달과 멀어졌다. 아래는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기간 중에 중앙일보에 실렸던 ‘K-리그 득점왕도 외면하고 좋아하는 선수만 챙기더니…’ 기사를 살펴보자.

◆‘홍명보의 아이들’만 고집=홍 감독은 지난해 이집트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 8강 진출에 성공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멤버들이 이번 대회 주축을 이뤘다. 홍 감독은 “이 선수들을 잘 키워 2012년 런던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기존 멤버만을 중용했다. K-리그 득점왕에 오른 유병수(22·인천), 성인 대표팀에서 가능성을 보인 이승렬(21·서울)은 끝내 뽑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에는 23세 이하 선수와 와일드카드(24세 이상) 3명을 선발할 수 있다. 그런데 홍명보팀에는 1명(신광훈·23세)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가 모두 22세 이하였고, 와일드카드도 2명밖에 뽑지 않았다. 홍 감독의 고집은 대회 개막 전부터 위기를 몰고 왔다. (2010년 11월 25일, 중앙일보)

이 기사에 따르면 홍 감독이 UAE와의 연장전에서 두 번의 교체카드를 썼지만 둘 다 실패한 것으로 나온다. 연장 전반 5분 홍철을 빼고 김민우(도스)를 투입했지만, 김민우가 경기에서 공격 템포를 늦췄고, 승부차기에 대비해 잘하던 골키퍼 김승규를 빼고 이범영을 투입했지만 2분뒤 결승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벤치에는 좋은 감각을 유지하던 윤빛가람(경남) 등이 대기하고 있었지만 출전기회를 얻지 못한 것이다.

홍 감독은 청소년대표팀, 올림픽대표팀, 그리고 월드컵까지 감독을 맡으며 그의 선수 기용은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말았다. 역대 월드컵과 비교해봐도 전술, 전략이 아닌 선수 기용을 놓고 전국민이 들끓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홍명보의 아이들’은 극심한 논란에 시달렸다. 결국 홍 감독, 그의 ‘고집’이 발목을 잡고 말았다. 물론 고집과 뚝심은 실패와 성공 여부에 따라 갈리는 평가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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