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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6월 26일 03시 22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6월 26일 03시 28분 KST

홍명보의 마지막 베팅 : 벨기에전에도 박주영?

연합뉴스

27일 오전 5시(한국시각)에 열리는 한국 대표팀의 브라질월드컵 3차전 벨기에전에는 두 사람의 운명이 걸려 있다. 대표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과 ‘홍의 남자’ 박주영이다. 월드컵 직전 홍 감독은 박주영에게 자신의 지도자 인생을 걸었다. “소속팀에서 경기에 나가는 선수를 뽑겠다”던 원칙을 깨고 벤치를 지키던 박주영을 대표팀에 불렀다. ‘실전 감각이 떨어져 활약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난도 감수했다. 기대대로 박주영이 해준다면 도박은 ‘대박’이 될 터였다.

결과는 홍 감독의 예상과 전혀 달랐다. 적어도 조별리그 2차전 알제리전까지 그랬다. 두번의 평가전에서 존재감이 없었던 박주영을 홍 감독은 조별리그 1, 2차전에 연이어 선발로 내보냈다. 두 경기 동안 박주영의 슈팅 수는 고작 1개.

내용은 더 참혹했다. 박주영의 몸 상태는 운이 나빴다거나, 상대가 강해서 그랬다는 변명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발이 느려 상대 선수를 따돌리지 못했고 동료의 패스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최전방 공격수가 공간을 만들지 못하고 상대를 따돌리기는커녕 패스조차 받지 못하니 슈팅 기회가 찾아오지 않는 건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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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전에 홍 감독이 들고나올 베스트 11이 궁금해지는 이유는 박주영 때문이다. 박주영을 대체할 선수로 김신욱과 이근호가 거론되지만 이들은 홍 감독의 성에 차지 않는다.

김신욱은 196㎝ 큰 키를 이용한 고공 공격이, 이근호는 빠른 발을 활용한 수비수 뒷공간 침투가 장점이다. 하지만 홍 감독의 판단은 ‘이들을 선발 원톱으로 내세워서는 우리가 바라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경기 시작부터 김신욱을 전방에 두고 이른바 ‘뻥축구’를 할 수는 없고, 이근호는 상대 수비의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 중반 이후 활용 가치가 높다는 판단이다.

홍 감독이 박주영을 쉽게 선발에서 제외하지 못하는 ‘경기 외적’ 이유는 비정상적인 선발 절차에서 유래한다. 박주영을 선발에서 뺀다는 건, “그(박주영)만한 공격수가 없다”며 원칙을 깨뜨렸던 자신의 판단을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다. 그동안 애지중지 보살펴온 박주영의 자존심이 회복될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따라서 홍 감독이 3차전에서도 ‘원톱 박주영’ 카드를 그대로 들고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잃을 만큼 잃은 도박판에서 마지막 베팅을 크게 하는 셈이다.

문제는 박주영의 컨디션이 홍 감독이 마지막 승부를 걸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자들의 인터뷰를 연이어 거부하는 등 박주영의 신경도 매우 날카로운 상태다. 손흥민을 제외한 다른 공격수들의 컨디션도 크게 떨어져 있어 이들의 도움을 받기도 어렵다. 무엇보다 박주영 카드가 실패했을 때 돌아올 타격이 홍 감독에겐 큰 부담이다.

홍 감독과 박주영은 물론이고 동료 선수들도 입에 담길 꺼려하는 박주영은 현재 대표팀의 ‘시한폭탄’같은 인물이다. 우리 팀에 상처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그것을 활용해야 하는 홍 감독은 지금 딜레마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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