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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5월 12일 08시 10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5월 12일 10시 25분 KST

환율 '1달러=900원' 시대 맞이하나

hpk

환율 하락(원화 강세)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환율이 12일 외환위기인 지난 2008년 이후 5년9개월 만에 최저치인 1020원 선대로 주저앉았다. 올해 하반기에는 1달러당 900원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연합뉴스는 12일 “환율 하락 속도가 주요 32개국 가운데 가장 빠르다”며 “해외 투자은행(IB)들도 일제히 원화 강세를 점쳐 급격한 환율 하락에 대한 외환당국의 부담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최저치 경신을 이어간 환율은 지난 9일 장중 1,020원까지 하락, 당국이 다급하게 개입해 환율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었다. 시장에선 당국이 1,020원을 1차 저지선으로, 1,000원을 2차 저지선으로 설정하고 환율 급락에 대응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당국의 방어 노력에도 올해 하반기에는 환율이 900원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 해외 주요 IB 가운데 미쓰비시도쿄UFJ는 연말에 환율이 975원으로, 웰스파고는 990원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5월 12일)

문제는 환율이 하락 흐름을 탔을 뿐 아니라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이다.

삼성선물이 집계한 32개국의 최근 1개월여간 통화가치 상승ㆍ하락폭을 보면 원화(3.51%)가 가장 많이 올랐다. 한국과 수출 시장에서 경쟁하는 일본 엔화(1.96%)나 대만 달러화(0.92%)보다 상승폭이 훨씬 크다. 한국에 이어 터키(3.09%), 콜롬비아(3.07%), 남아프리카공화국(2.38%), 브라질(2.12%), 일본(1.96%), 영국(1.82%) 등의 순으로 환율 하락폭이 컸다. (헤럴드경제 5월 12일)

이 같은 환율하락은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제조업 분야 대기업 120곳을 대상으로 환율하락으로 인한 영향을 조사한 결과, 환율이 10% 하락하면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평균 0.8%P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특히 의약품(1.5%P), 전자·통신(1.5%P), 조선(1.3%P) 순으로 영업이익률 하락 폭이 컸다. 환율 1,095.0원 대비 6.0% 하락한 상황이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업종은 자동차와 조선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수출 비중이 80%에 달해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약 2000억원(현대차 1200억원, 기아차 800억원)의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현지 생산 등으로 리스크를 많이 줄였지만 지금처럼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면 감당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수출 업종인 조선도 마찬가지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은 수주 당시의 환율과 건조 대금을 받을 때의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환헤지를 하고 있긴 하다. (한국경제 5월 12일)

경제성장률 역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1일 '원·달러 환율 하락의 거시경제적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원은 현재 1,020원대인 달러당 원화 환율이 오는 4·4분기에 1,000원대까지 떨어져 올해 전체적으로 평균 1,028원50전(3.7% 하락)이 될 경우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각각 0.31%포인트, 0.34%포인트 증가하지만 수출이 줄어 경제성장률은 약 0.21%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한경연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5%였다.

환율 급락으로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도 크게 상실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당초 예상했던 기대 손익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환율급락은 주식시장에서도 큰 악재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일까지 코스피지수는 8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이 기간 주가는 2000.37포인트에서 1939.88포인트까지 추락했다. 불과 2주 만에 3% 이상 빠진 것이다. (중략)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직전 거래일보다 2000원(0.15%) 하락한 13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말 이후에만 4.5% 빠진 수치다. 사상 최대 글로벌 판매 실적을 두 달 연속 경신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3인방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의 주가도 같은 시기 나란히 4~9% 내림세를 보였다. (뉴스웨이 5월 8일)

환율 하락 영향으로 관세 수입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금과 같은 환율이 연중 유지된다면 관세 수입은 정부의 예상보다 8000억원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9일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국세 수입 예산안 가운데 관세 수입은 10조5506억원이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과 비교하면 3000억원 늘어났고, 작년 관세 실적(10조6000억원)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9일 오전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22.9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예산안 작성 시점과 비교하면 8% 가량 환율이 하락했다. 지금과 같은 환율이 올해 내내 지속된다면 관세 수입 역시 8%, 8440억원가량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아시아경제 5월 12일)

반면 환율 하락으로 쾌재를 부르는 기업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외화 차입을 했거나 원재료를 수입하는 기업들이다.

환율하락으로 올해 해외여행객들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외화 부채가 35억 달러에 달하는 포스코는 환율 하락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려갈 때마다 외화부채 상환 규모가 약 350억원씩 줄기 때문이다. 철광석과 석탄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약점도 이런 시기에는 유리하게 작용한다. 환율 하락에 따라 원자재 수입 가격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항공업계도 혜택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를 구매 등으로 달러화 거래가 많은데다 환율하락으로 해외여행객이 늘어나기 생겨나기 때문이다.

(뉴시스, 5월12일)

해외 직수입 상품의 매입가격도 낮아져 대형마트 등 수입업체들의 영업마진도 개선될 전망이다.

최근 경쟁적으로 취급비중을 높이고 있는 병행수입 상품의 경우 가격 경쟁력 면에서 가장 큰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영업이익이 7~8%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업계 추산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환율 하락은 수입품 가격을 낮춰 국내 내수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형마트 입장에선 운송료, 보험료 등 수입 과정에 들어가는 부대비용을 줄일 수 있어 이익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5월 7일)

투자자에게도 기회로 작용한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선임연구원은 농민신문 주간 증시전망에서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부담요인이 상존하고 있지만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투자전략은 코스피의 기술적 반등에 대비해 단기 낙폭이 컸던 자동차·은행·철강·조선업종을 저가 매수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런 환율하락이 마냥 계속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 일부의 시각도 있다. 미국의 경기회복과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그 이유이다. 이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1020~1030원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시장개입은 원화 강세 속도 조절에 어느 정도 효과를 낼 것"이라며 "특히 세월호 침몰 사고 영향으로 내수경기 악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음을 감안할 때 정부가 원화의 일방적 강세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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