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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4월 30일 10시 30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4월 30일 14시 29분 KST

가리왕산 스키장 건설로 사라질 나무와 풀꽃(사진)

한겨레
가리왕산 활강 경기장 인근인 장구목이에 있는, 국내 최대 신갈나무로 추정되는 신갈나무 거목. 가리왕산의 ‘할아버지 나무’로 불린다.

3일, 단 3일간의 경기를 위해 수백 년 된 나무들이 잘려나가야 한다.

5월 2일. 신록의 성장이 눈부신 늦봄의 하루인 이날이 강원도 정선군과 평창군에 자리한 가리왕산의 아름드리 나무에는 죽음의 날이다.

2018년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스키 종목의 활강 경기장 건설을 위한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가리왕산에는 600살이 넘은 주목을 비롯, 신갈나무, 전나무, 분비나무, 왕사스레나무 등 멋진 아름드리 나무들이 많다.

나무뿐이 아니다. 가리왕산에는 다른 데서 보기 힘든 귀한 식물도 많다. 1998년 한국자원식물학회지에는 중봉과 하봉 일대에서 특산자원식물 26종류, 희귀자원식물 27종류가 발견됐다고 보고되어 있다.

관계 기관은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히고 있다. 대표적인 조치가 이식이다.

강원도는 슬로프가 건설 예정지의 작은 나무 1631그루는 이식됐다 경기가 끝난 뒤 다시 이곳으로 옮겨질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높이 3~5m, 굵기 14cm 이하의 나무가 이식 대상이다.

하지만 그보다 큰 나무는 모두 죽는다. 환경영향평가서는 5만 8천여 주의 나무가 훼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리왕산을 대표하는 크고 멋진 나무들은 상당수가 잘려 나가게 된다는 말이다.

보존 주장에 반박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역 주민들은 전체 산림유전자원 보호림에서 활강 경기장이 차지하는 비율이 1%도 되지 않는다며 환경 단체의 주장을 공박한다.

이들은 올림픽이 끝나고 나무를 옮겨 심고 나면 자연은 스스로 힘에 의해 다시 되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럴 가능성도 있다. 자연의 힘은 위대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위해 활강경기장을 건설하면서 옮겨 심었던 주목의 70%가 죽거나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조홍섭 기자의 물바람숲. 2014. 1. 1)

자연환경과 생태계를 보존하면서 동계올림픽을 치를 수는 없을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앞으로는 이런 행사를 유치하기 앞서 질문을 바꿔야 한다.

동계올림픽 같은 개발 이슈를 담은 행사가 우리와 우리 뒤를 이어 이 땅에서 살아갈 아이들에게 행복한 일일까?

가리왕산의 아름다운 나무를 소개한다. 곧 사라지게 될 그들과 작별 인사라도 나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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