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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4월 29일 12시 36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4월 29일 14시 08분 KST

인류 역사상 최악의 게임, 아타리의 '이티'가 재발굴되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게임이 지난 4월 27일 미국 뉴멕시코 주 알라모 매립지에서 대량으로 발굴됐다.

도대체 무슨 게임이냐고? 아니, 대체 게임이 왜 매립지에서 발굴되냐고? 여기에는 정말이지 흥미진진한 영화와 게임의 역사가 얽혀있다. 일단 한번 들어보시라.

뉴멕시코 매립지에서 대량으로 발굴된 게임은 전설적인 게임회사 '아타리'의 'E.T. The Extra-Terrestrial'(이하 '이티')다. 맞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역시나 전설적인 1982년도 걸작을 토대로 한 게임이다.

1982년에 나온 아타리의 게임 '이티'의 프랑스 광고

게임 '이티' 화면. 그렇다. 저게 바로 이티다.....

사실 '이티'는 영화의 역사를 바꾼 동시에 게임의 역사를 바꿨다. 다른 게 있다면, 게임의 역사를 완전히 망가뜨려 인류의 역사에서 지워버릴뻔 했다는 사실이다.

80년대 초 당대 최고의 콘솔 게임 회사였던 미국의 아타리는 '만들면 팔린다'는 자만으로 퀄러티가 낮은 게임을 대량생산했다. 그렇게 가다가는 게임 산업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회의가 일어날 법도 했다.

1982년 말 아타리가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의 저작권을 조속히 구매해서 단 5주만에 게임 '이티'를 내놓자 기우는 현실이 됐다.

졸속으로 만든 게임이라 완성도는 엉망이었고 그래픽은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었다. 당연히 재미도 없었다. '스필버그'와 '아타리'라는 이름에 혹했던 구매자들은 화를 내며 게임을 반품했다. 게다가 분노한 구매자들은 이후 아타리가 어떤 게임을 내놓아도 사지 않았다.

게임 '이티' 플레이 영상

'이티' 게임의 후폭풍이 어느 정도였냐고? 그 게임은 30억 달러 규모였던 당대 비디오 게임 산업을 1억 달러 규모로까지 몰락시켰다. 하나의 산업이 아예 사라질 정도로 일거에 추락해 버린 것이다.

바로 그 사건을 역사는 '아타리 쇼크', 혹은 '1983년의 비디오 게임 몰락(video game crash of 1983)'이라 부른다.

절망적이었던 아타리사는 '이티' 게임을 아예 세상에서 없애 버리기로 마음먹었다. 놀랍게도 그들은 반품과 재고를 모조리 뉴멕시코 주 사막에 묻고 시멘트를 발라버렸다. 흑역사를 아예 역사에서 지워버리기로 한 것이다.

그 이후 30여 년 간, 아타리의 게임 '이티'는 뭔가 '게임 역사의 엑스칼리버' 혹은 '게임 역사의 성배' 같은 존재가 됐다. 몇몇 게임광들은 묻혀있는 '이티'를 발굴하기 위해 뉴멕시코 사막을 헤집고 다니기도 했다. 말하자면 '이티'는 게임계의 도시전설 같은 존재였다.

게임 '이티' 발굴 현장 동영상

이번 발굴을 주도한 것은 영화 '인크레더블 헐크'의 각본가인 작 펜이 진행하는 다큐멘타리 시리즈 제작팀이다. 완성된 다큐멘타리는 2014년 상반기 Xbox Live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아래는 '이티' 게임 카트리지를 발굴하고는 기쁨에 사로잡힌 제작진의 트윗이다. 마치 새로운 공룡 화석을 발견한 고고학자들의 트윗 같지 않은가?

PRESENTED BY 호가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