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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4월 11일 11시 39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4월 11일 15시 26분 KST

정부 층간 소음 기준 마련

지난해 음력 설날을 하루 앞둔 2월9일 서울 면목동 한 아파트에서 층간 소음으로 인한 다툼 끝에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아래층 여자친구 집에 놀러 온 남성이 명절을 맞아 부모님 댁을 찾아온 위층의 두 아들과 층간 소음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칼을 휘두른 것이다. 칼에 찔린 형제는 병원으로 옮기던 도중 구급차 안에서 숨졌다.

'층간소음 갈등'으로 이웃을 살해한 뒤 도주했다 검거된 김모씨가 서울 중랑경찰서로 들어오고 있다.

이처럼 살인까지 불러오는 층간 소음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마침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섰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10일 아파트,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에서 지켜야 할 생활소음의 최저 기준을 담은 ‘공동주택 층간소음 기준에 관한 규칙’을 공동부령으로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규칙은 종류를 아이들이 뛰는 행위 등으로 벽이나 바닥에 직접 충격을 가해 발생하는 직접충격소음과 텔레비전, 피아노, 바이올린 등 공기를 타고 전파되는 공기전달소음으로 나눴다.

기준은 직접충격소음의 경우 ‘1분 등가소음도(Leq):1분간 측정한 소음의 평균치’ 기준으로 주간 57dB, 야간 52dB로 정했다. 공기전달소음은 5분 등가소음도 기준으로 주간 45㏈, 야간 40㏈로 규정했다. 공기전달소음의 측정단위를 5분으로 한 것은 악기소리나 텔레비전 소리는 오랫동안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규칙에서 아래 위층 사이에 들리는 소음뿐 아니라 옆집에서 발생하는 소음도 층간 소음에 포함시켰다. 단, 욕실 등에서 물을 틀거나 내려 보낼 때 나는 급•배수 소음은 제외된다.

층간 소음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실효성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먼저 기준 문제다. 아이들이 뛰는 소리는 40~50dB, 의자를 끌거나 양변기의 물을 내리는 소리는 60dB가량 된다. 꽤 시끄럽지만 정부 기준으로는 층간 소음이 아니게 된다.

층간 소음의 기준이 강제성을 띠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이번에 발표된 기준은 법원이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등에서 진행되는 각종 분쟁 조정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될 뿐 층간 소음을 줄이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담고 있지는 않다.

더구나 연립주택과 빌라 등 아파트 이외의 공동주택과 충격음 성능 기준이 도입되기 전인 2005년 6월 이전에 사업 승인을 얻은 아파트에는 5dB씩 완화한 기준을 적용하기로 해 형평성은 물론이고 관리 사각지대가 생길 가능성도 높다.

한편, 지난해 7월 환경부가 낸 자료에 따르면 층간 소음 민원은 아이들이 뛰는 소리가 73.5%로 가장 많고 망치질과 같은 쿵 하는 소리가 4.0%, 가구 끄는 소리 2.3%, 악기소리 2.3% 등이었다.

층간 소음의 기준이 마련됐지만 층간 소음을 줄이는 묘수는 아직 찾아지지 않고 있다. 층간 소음을 둘러싼 이웃 사촌 사이의 불화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을 듯하다.

다음은 층간 소음과 관련해 분을 참지 못해 벌어진 이웃 사이의 참혹한 사건들이다.

방화로 2명 사망

2013년 5월 인천시 부평구의 한 주택가 빌라에서는 위층에 사는 집주인이 아래층에 사는 세입자가 시끄럽게 한다며 등산용 도끼를 휘두르고 거실에 불을 질렀다. 세입자 부부는 대피했으나 잠을 자던 딸과 남자 친구는 연기에 질식돼 숨졌다.

흉기 휘둘러 살해

2010년 3월 17일 대구시 수성구 파동의 한 아파트에서 배 아무개씨가 이웃 주민 이 아무개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달아났다. 배씨는 그 동안 층간 소음 문제로 이씨와 다퉈왔는데 이날 새벽 술에 취한 이씨가 따지러 오자 칼을 휘둘렀다.

위층 주민에 칼부림

2013년 3월8일 층간 소음 문제로 이웃간에 칼부림

부산시 금곡동의 한 아파트에서 아래 층에 사는 주민이 위층 집에 흉기를 들고 올라가 문을 두드렸다. 그는 위층 집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자 창문을 깼고 놀라 문을 열자 칼을 휘둘렀다.

사진은 2012년 여의도에서 일어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의 현장 검증 장면

부장 판사 이웃집 차량 훼손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는 층간 소음 문제로 이웃과 다투다 주차장에 있던 이웃집 차량의 타이어에 구멍을 내는 등 차량을 훼손했다. (아래 사진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음)

위층 집 현관에 방화

지난 3월26일 서울 구로구 한 아파트에서 위층에 사는 아이들이 뛰어 다녀 시끄럽다고 다투는 30대 회사원이 위층 집 현관문 앞에 있는 유모차에 라이터로 불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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