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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28일 11시 16분 KST

정몽준 의원이 박원순 시장에 보낸 편지

한겨레
정몽준 의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최근 공방을 벌인 경전철 문제를 설명하고 서울시의 자료제공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에 도전하는 정몽준 의원이 박원순 시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당선을 놓고 경쟁하는 정치인들이 언론 매체나 유세를 통해 상대방과 간접적인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는 많지만 이처럼 편지 형태로 생각을 전하는 경우는 드물다.

편지라는 형식을 빈 만큼 대중들에게 새롭고 참신한 무언가를 주려는 게 아닐까?

아니다. 정 의원의 편지는 무척 실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내용은 딱 두 가지다.

“결정권한도 없는 박 시장이 최근 경전철 3개 노선을 추가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선거용이다.”

“서울시에서 서울시장 후보에 도전하는 자신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지 않는다. “

물론 편지 형식을 빌은 `발언'인 만큼 기분 좋은 표현도 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경쟁은 협력의 한 방법이다. 선거라고 해서 상대방을 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정 의원은 편지 말미에 "아름다운 페어플레이를 펼쳐나가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 앞의 말에 뼈가 들어 있다. "박 시장께서 우리 새누리당 후보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면서"라는 표현이다.

하지만 출마 뒤 여러 차례 박 시장을 공격했던 정 의원이기에 편지 말미에 쓴 글의 진정성이 조금 떨어져 보이는 게 사실이다.

다음은 정 의원과 선거캠프에서 박 시장에 했던 비판이다.

말로만 서민을 이용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어려운 서민이 중산층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2.16 박 시장과의 본선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답한 발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개관식을 하는데 오세훈 전 시장이 해놓았으니 (박원순 시장은) 가서 테이프 커팅이라도 하고 폼을 잡는데, 나는 박 시장이 해놓은 것이 없어서 (시장이 되면) 텃밭에서 일만 하게 생겼다(정몽준 의원, 3.13 뉴시스 인터뷰)

통진당 이석기 의원의 국회 진출에 대해 어떤 책임감을 느끼는지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3.26 이수희 정몽준 캠프 대변인)

편지에 담긴 진실성을 측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 의원의 편지를 계기로 정 의원과 박 시장이 상호 비방이 아닌 아름다운 대결을 펼치기를 기대하는 이들이 많은 것은 분명하다.

다음은 정 의원이 박 시장에게 보낸 편지 전문

존경하는 박원순 시장님께,

바쁘신 가운데에도 건강하시리라 믿습니다.

최근 저의 서울시 관련 발언과 관련한 박원순 시장님 쪽의 대응에 대해 몇 자 적고자 합니다.

우선 경전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이동에서 신설동을 연결하는 시범노선은 금년말 완공 예정이었는데 2년반 정도 늦어진다는 것은 오늘 시점에서 보면 3년 후에 완공된다는 것입니다. 시범사업이 3년후에 완공된다면 완공된 후에 사업을 평가하고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데 지금 이 시점에서 기존의 부정적이었던 입장을 바꿔 느닷없이 3개 노선을 추가한 것은 다분히 선거를 의식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국토해양부가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장이 결정할 권한이 없는데도 박 시장께서 마치 사업을 결정한 것처럼 발표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서울시의 기동민 정무부시장은 저의 지적을 거짓말이라고 매도했습니다. 또 “서울시장이 경전철 계획을 수립할 권한이 있다”면서 제가 서울시 교통정책을 전혀 공부하지 않았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게 “공부 좀 하라”고 공무원의 선거개입에 해당하는 비난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기동민 부시장은 25일 이러한 행동 때문에 선관위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언론보도를 보면 국토해양부가 서울시의 추가 노선계획을 반려해서 ‘퇴짜’를 놓았다고 합니다. 이것만 보아도 경전철 결정이 서울시장 권한이 아니라는 제 지적이 맞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박 시장은 취임 직후 “전시성 토건 사업 전면 재검토” “경전철 신중 검토”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사실입니다. 경전철에 부정적이지 않았다는 것은 명백한 허위입니다.

박시장의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정무부시장께서 저보고 공부를 하라고 해서 서울시에 우리 새누리당 후보들에게 시정브리핑을 해달라고 요청했더니 서울시는 선거법을 핑계로 거부하고 있습니다. 박시장께서 속한 새정치민주연합은 논평을 내면서 제게 인신공격 수준의 막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시가 특정후보가 아니라 새누리당 후보들에게 공평하게 브리핑을 한다면 선거법상 전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서울시가 브리핑을 거부하길래 국회의원자격으로 자료를 요청했더니 그나마 보내준 자료도 부실합니다.

박원순 시장께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단일 후보로 추대되신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 새누리당 후보들은 앞으로 TV토론 4회, 정책토론회 3회 등의 토론회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내실 있는 정책토론이 이루어지려면 서울시정에 대해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고 서울시는 이를 도와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합니다. 또 경쟁은 협력의 한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선거라고 해서 상대방을 적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박 시장께서 우리 새누리당 후보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면서 아름다운 페어플레이를 펼쳐나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두서없이 적어 보았습니다. 이 편지는 발송 이후 공개할 계획이오니 박 시장께서 공개하셔도 무방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라며 또 뵙겠습니다.

201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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