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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18일 15시 58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3월 19일 05시 50분 KST

의-정 타협 보험료 올릴 일만 남았다

연합뉴스
권덕철 보건의료정책관(오른쪽)과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이 17일 오전 각각 서울 마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의·정 합의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의정 합의 결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의사들이 자신들의 이익만 챙긴 채 자신들이 목청껏 외쳤던 국민과 환자를 위한 의료제도 개선에는 눈을 감았기 때문이다.

의정 협의 결과는 내용은 간단하다. 원격진료는 시범 사업을 한 뒤 도입한다. 영리 자회사 설립도 허용하기로 했다. 얻은 것은 하나 있다. 의사들의 수익을 높여줄 의료 수가 인상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구조를 만든 것이다.

지금부터 의사협회가 내걸었던 파업의 명분과 의정 협의 결과를 찬찬히 살펴보겠다.

권덕철 보건의료정책관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독막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대한의사협회와의 협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1. 원격진료 반대

의사들은 원격진료의 경우 의료기관이 밀집한 우리나라와 맞지 않는 제도라고 못 박았다. 오진의 위험이 크고, 대형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여 동네 의원 생존권만 위협한다는 것이다. 꼭 해야 한다면, 시범사업을 우선하고 평가를 한 뒤에 재논의를 하자는 입장이었다.

이번 협의에서 정부가 ‘선(先) 시범사업, 후(後) 입법’이라는 의료계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결과적으로 4월부터 6개월간 시행하는 시범사업의 결과와 상관없이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이 추진된다. 즉, 시범사업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될 시 이를 개선하는 내용이 입법 과정에 반영될 뿐이다.

오는 24일로 예정된 2차 총파업을 앞두고 대한의사협회와 정부간 문제 해결을 위한 물밑 대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의협회관에서 열린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총회장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 의료영리화 반대

의협은 의료법인 자회사의 설립 허용 등 의료영리화 정책의 철회를 요구했다.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영리 자회사는 환자의 권익보다는 이윤 추구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합의문에는 의료법인의 영리 자회사 설립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3. 의료수가 현실화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의사들은 건강보험 수가 결정에서 이전보다 훨씬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정부는 의정 협의를 통해 건강보험 수가 등을 결정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위원구성에서 의협 등 공급자 대표와 시민단체 등 가입자 대표를 같은 수로 개편했다.

결국, 이번 의사파업으로 의사들이 얻은 것은 애초 명분에서 벗어난 ‘건강보험료 수가 인상’에 대한 권한을 높인 것뿐이다. 의료 영리화를 저지하고, 대한민국 의료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명분은 흐지부지 된 셈이다.

피해를 보는 것은 또 국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한 집단휴진에 많은 환자들이 지지를 보낸 이유는 의료 민영화의 전 단계인 영리화를 막고, 의료 공공성을 지키겠다는 의사들의 다짐 때문이었다. 의사들이 파업으로 얻은 것은 의료수가를 높일 수 있는 권한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로 인해 건강보험료가 오른다면 그 부담은 오로지 국민의 몫으로 남게 됐다.

구봉모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의장이 10일 오후 국회 앞에서 대한의사협회의 집단휴진을 지지하는 내용이 적힌 팻말을 들고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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