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백악관이 '북한 정책 이견' 때문에 빅터 차 주한 미국대사 지명을 철회했다

  • 허완
  • 입력 2018.01.31 05:39
US President Donald Trump gestures during a joint press conference with South Korea's President Moon Jae-In at the presidential Blue House in Seoul on November 7, 2017.US President Donald Trump arrived in Seoul on November 7 vowing to 'figure it all out' with his South Korean counterpart Moon Jae-In, despite the two allies' differences on how to deal with the nuclear-armed North. / AFP PHOTO / Jim WATSON        (Photo credit should read JIM WATSON/AFP/Getty Images)
US President Donald Trump gestures during a joint press conference with South Korea's President Moon Jae-In at the presidential Blue House in Seoul on November 7, 2017.US President Donald Trump arrived in Seoul on November 7 vowing to 'figure it all out' with his South Korean counterpart Moon Jae-In, despite the two allies' differences on how to deal with the nuclear-armed North. / AFP PHOTO / Jim WATSON (Photo credit should read JIM WATSON/AFP/Getty Images) ⓒJIM WATSON via Getty Images

미국 백악관이 당초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했던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지명을 철회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했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라고 WP는 전했다. 백악관의 최종 공식 발표와 상원 인준 절차만 남아있던 상황이었다.

30일(현지시각) 나온 이 보도에 따르면, 빅터 차 교수는 지난 12월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에게 NSC가 검토 대상에 올려놓은, 북한을 겨냥한 '제한적 공격(선제 정밀타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 방안은 전면전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이른바 '블러디 노즈(bloody nose)' 전략으로 꼽힌다.

WP는 차 교수를 잘 아는 2명을 인용해 트럼프 측근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그와 트럼프 정부의 정책적 이견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차 교수는 미국의 대북 '선제예방타격'의 위험성에 대한 문서를 NSC에 전달했다고 한다.

차 교수가 몸 담고 있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동료 연구원 마이클 그린은 그와 같은 전략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자체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지난 가을에는 차 교수가 주최한 포럼에 참석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빌 클린턴 정부)가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 9월 차 교수가 CSIS에서 주최한 포럼에서 ,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대한 "(공격적) 레토릭을 늘려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차 교수 옆자리에 앉은 올브라이트는 외교의 가치를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에 (미국) 대사가 있으면 좋았을 것이다." (차 교수의 내정 사실을 알고 있는) 청중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워싱턴포스트 1월30일)

차 교수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위협한 것에 대해서도 이견을 제기했다고 WP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인 한미FTA가 미국 기업들에게 불공평한 협정이라며 불만을 제기해왔다.

차 교수는 지난 여름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된 이후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한 상태였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중순 '아그레망(주재국의 임명동의)'를 한국 정부에 요청했고, 정부는 신속하게 이를 승인했다. 백악관의 공식 발표와 상원 인준 절차만 남아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그레망 승인 이후에도 발표가 지연되자 한국 정부는 다양한 채널로 미국 측에 차 교수의 대사 부임을 요청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주한 미국대사 자리는 1년이나 공석인 상태다. 오바마 정부에서 임명됐던 마크 리퍼트 대사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사임한 이래 현재까지 마크 내퍼 대사 대리가 직무를 수행중이다.

한편 빅터 차 교수는 미국 외교가에서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지냈고, 북핵 6자회담 때는 미국 측 부대표로 참여했다. 또 그는 미국 대선 당시 외교안보계 주요 인물들이 두 번에 걸쳐 트럼프 후보에 반대하는 '네버 트럼프' 서한을 준비할 때 이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WP의 보도가 맞다면, 트럼프 정부가 새로 지명할 주한 미국대사는 꽤 '쎈' 인물 중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그리 반길 만한 소식은 아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외교 #빅터 차 #북한 #도널드 트럼프 #백악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