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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SM을 하는 사람들은 매우 평범하고 즐겁다(화보)

  • 김도훈
  • 입력 2018.01.30 11:51
  • 수정 2018.01.30 11:52

샌프란시스코에서 매년 열리는 폴섬 스트리트 페어에는 수천 명의 참가자와 구경꾼들이 몰린다. 페티시 팬들을 위한 이 행사에서는 뮤지컬 공연이 열리고, 퍼블릭 플레이 부스가 있고, 가죽옷이 아주 많이 눈에 띈다.

작년 말에 이 페어에서는 새로운 것이 등장했다.

마이클 토폴로박과 티 창은 크레이브를 함께 만들었다. 토폴로박은 CEO, 창은 디자이너다. 크레이브는 ‘우아하고 세련된, 사려깊게 디자인한’ 섹스 토이를 판다. 2017년에 섹슈얼리티와 자기표현을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해 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토폴로박과 창의 사무실은 페어가 열리는 곳과 가까운 폴섬가에 있다. 이들은 사무실에 촬영 스튜디오를 만들고 프로젝트 참가 자원자를 모집했다.

“우리는 어떻게 될지 전혀 몰랐다. 우린 그냥 작은 포스터를 하나 붙였을 뿐이었다. 사람들이 하루 종일 줄을 섰다.” 토폴로박이 호프포스트에 전했다.

페어 중에도 참가자들을 촬영했다. 그중 50명 정도에게 평상시에 입는 옷을 입고 후속 촬영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결과 인간의 섹슈얼리티의 깊이 뿐 아니라 자기 표현의 아름다움까지 탐구하는 사진들이 탄생했다.

“이것은 BDSM 그 자체, 그들의 지향이나 정체성에 대한 사진만이 아니다. 특히 두 번째 사진을 찍으면서, 우리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인간성을 발견했다고 생각한다. ‘이게 우리야. 우린 복잡해. 우린 다양해. 우린 표현력이 풍부해.’라는 공통의 맥락이 있었다.” 사진을 찍은 토폴로박의 말이다.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어본 참가자들은 모두 섹스, 쾌락에 대해 안전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과 자기 표현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대부분은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성 없이 이름만 제공하기로 했다. 친구이자 동료인 프란시스코와 함께 페어에 참가한 카밀라는 자신의 관여로 인해 더 많은 사람이 섹스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게 되길 바란다.

“나는 오명을 벗겨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마이클의 목적도 그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인 것 같다. 스스로를 성적으로 거리낌없이 표현하기 힘들 때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대화를 시작하고, 한계와 비판적 태도에서 자유로워지기에 아주 좋다. 우리의 몸, 우리의 판타지에 대해 확신이 없어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는 나쁜 섹스, 혹은 아예 섹스가 없는 상태다.”

BDSM은 적극적으로 주류에 침투했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는 BDSM에 대한 비판적 태도가 엄청나다. 애슐리라는 참가자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동의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아주 부정확하고 형편없는 묘사’를 전세계 독자들에게 알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 시리즈의 장점도 인정한다.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을 탐구해 보고, 삶의 만족을 주는 것에 대한 열정을 품을 기회를 준다면, 사람들에게 좋은 일이다.”

우리가 만나본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가장 큰 오해는 동의에 대한 부분이었다.

“사람들은 이걸 잘못된 일, 터부, 더러운 것으로 곡해한다.” 다른 참가자 스티븐이 허프포스트에 말했다.

“오해를 품은 사람들에게 내가 제일 먼저 하는 말은 이것은 동의한 성인들 사이의 일이므로, ‘서로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자’는 내 철학이라는 것이다. 누구의 마음도 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렇게 즐겁게 시간을 보낸다. 그건 문제없다.” 남편과 함께 참가한 애슐리의 말이다.

두렵긴 했지만, 그녀는 잘못된 믿음을 깨고 싶은 마음으로 페어에 참여한다.

“내 본명을 쓴 건 좀 후회된다. 자신을 드러낼 기회가 있을 때, 조롱의 표적이 되거나 오해받을 가능성을 감수한다는 건 상당히 불안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이지, 그건 당신의 본모습이다. 스스로에게 솔직하다면, 무서워 해야 할 이유가 있겠는가?”

또한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샌프란시스코와 베이 에이리어의 분위기 때문에 자신의 관심사를 보다 편안히 공개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스릴리스트 샌프란시스코는 이 지역을 ‘미국에서 변태(kink)들을 위한 가장 좋은 곳’이라고 부른다. BDSM과 성적 표현을 탐구할 기회가 아주 폭넓은 곳이다.

스티븐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보통 이런 면을 남에게 알리지 않지만, 이 지역사회에서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으며, 1년에 한 번 하루동안 열리는 페스티벌 때만 그런 것도 아니라고 한다.

“온갖 공원, 사교를 위한 장소, 바 등이 있다. 언제든 많은 지원을 받는다.”

이런 개인적인 면을 온세상에 드러내는 것은 무서울 수 있으나, 어떤 사람들은 드러내자 더 안전한 기분이 든다고 한다. 트랜스젠더 남성인 메이슨은 자신은 이런 환경에서 자신의 몸을 드러낼 기회가 생겨 마음껏 즐겼다고 허프포스트에 말했다.

“우리는 눈에 띌 기회, 특히 몸을 드러낼 기회가 잘 없다. 안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위험하다고 느끼지 않는 위치가 될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se Intimate Portraits Bring BDSM Out Of The Bedroom And Into The Street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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