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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 배리모어의 이상형이 왜 궁금해?

  • 김태우
  • 입력 2018.01.30 09:34
  • 수정 2018.01.30 09:35

‘설마설마했는데 역시나’였다. '섹션 티브이(TV) 연예통신'(문화방송)이 지난 28일 드루 배리모어와의 인터뷰에서 오글거리는 장면을 연출했다. 리포터로 나선 이재은 아나운서는 드루 배리모어한테 “한국 음식 좋아하느냐”는 질문부터 시작해 ‘이상형 월드컵’까지 진행했다. 비, 다니엘 헤니, 강다니엘, 이상민, 공유, 비 등 한국 남자 연예인들의 사진을 번갈아 보여주며 가장 마음에 드는 한명을 고르는 것이었다. 최종적으로 다니엘 헤니가 뽑혔고, 이는 어김없이 온라인 매체에서 기사화되어 ‘드루 배리모어, 다니엘 헤니가 이상형’이란 앞뒤 다 자른 보도로 이어졌다. 어렵게 만난 배우 데려다가 궁금한 게 그렇게도 없었을까. 드루 배리모어가 알지도 못하는 한국 연예인들 사진만 보고 맘에 든다며 꼽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해외 배우들이 올 때마다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질문은 도마 위에 오르곤 했다. 이른바 ‘두유 노 시리즈’가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영화 '킹스맨' 배우들의 '카카오티브이'와의 인터뷰 때도 한 개그맨이 “한국 음식을 좋아하느냐”, “한국에서의 별명을 아느냐” 등의 하나 마나 한 질문을 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오래전 “두유 노 김치”에서 시작해 “두유 노 싸이”, “두유 노 ‘강남스타일’”로 이어졌고, 이제는 하다 하다 이상형 월드컵까지 등장했다. 다행인 건 시청자들의 의식이 높다는 것이다. “수준이 아직도 쌍팔년도야”, “외국인만 나오면 김치, 불고기, 비빔밥 먹어봤느냐, 한국 연예인 누구 아느냐, 이제 제발 좀 그만하자”는 등의 비판이 많다. 대체 누가 짠 질문이며, 제작진 중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게 더 놀랍다.

짧게 내보내는 연예정보 프로그램 특성상 깊이 있는 인터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 뭔지, 한국 남자 연예인 중 누가 가장 멋있는지 질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최우선이어야 했을까. 자주 만나기 힘든 이들인 만큼, 짧은 시간 좀 더 알토란 같은 질문을 뽑아낼 수도 있지 않았을까. 올해도 영화 '블랙 팬서' 주역들 등 많은 해외 배우들의 내한이 예정돼 있다. 제발 낯뜨거운 질문만은 피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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