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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고위 간부의 성추행을 파헤치던 임은정 검사는 검찰 간부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강재훈/한겨레

지난 1월 26일, 한 현직 검사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자신이 2010년 법무부의 남성 고위 간부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후 인사 불이익까지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 글을 작성한 서지현 검사(창원지검 통영지청)는 지난 1월 2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직접 심경을 고백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서 검사는 사건이 벌어진 뒤 임은정 검사(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2001년 검찰에 임용된 임 검사는 그동안 꾸준히 검찰 내부의 잘못된 관행을 지적해온 내부 고발자로 잘 알려져 있다. 임 검사는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의 성희롱, 서울 남부지검 검사의 자살,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 특혜성 주식투자 사건 등이 벌어졌을 당시에도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서지현 : 네. 검사 게시판에 쓰기도 하였고 또 언론 인터뷰에서 언급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임은정 검사가 법무부에서 두 달 후에 연락이 왔었는데, 장례식장에서 모 여검사가 추행을 당했다고 하는데, 안 모 검사로부터…혹시 누구인지 알고 있느냐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 당시 굉장히 화가 났던 것이 그 앞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었음에도 누구 하나 말리지도 않았고 아는 척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뒤에 가서 무슨 이야기를 하길래 다시 나로 하여금 이런 기억을 떠올리게 하느냐라는 분노가 일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 JTBC 뉴스룸 인터뷰(2018.1.29.)

이와 관련해 임 검사는 지난 9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검찰 간부의 성추행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그간 대검 감찰은 사실상 ‘강약약강’으로 돌아갔다. 힘 있는 검사의 경우 부정행위를 발견했다 하더라도 문서화하지 못한다. 뒷날 그가 높은 자리에 올라 자신에 대한 감찰 평가를 확인하는 날, 해당 조사를 한 검사는 보복당하기 쉽다. 일례로 몇 년 전 한 고위급 검사가 여검사를 성추행했지만 그는 승승장구했다. 피해 여검사만 좌천되고 말았다.”

- 한겨레, '임은정 “괴물 잡겠다고 검사 됐는데 우리가 괴물이더라”' 2017.9.23.

지난 29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17년 7월 당시 검찰 내부망에 올렸던 글의 일부를 공개했다.

당시 검찰 간부의 성추행의 진상을 알아보던 과정에서 다른 검찰 간부로부터 압력을 받았던 사실도 털어놓았다.

임 검사는 "피해자와 다시 대화를 이어가기도 전에 모 검사장님한테 전화를 받았다"며 자신을 사무실로 호출한 뒤 어깨를 갑자기 두들기며 "내가 자네를 이렇게 하면, 그게 추행인가? 격려지?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셔"라며 호통을 쳤다고 전했다.

서 검사의 폭로와 관련해 문무일 검찰총장은 30일 "상응하는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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