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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하늘에 ‘드론 잡는 드론' 뜬다

  • 백승호
  • 입력 2018.01.29 12:14
  • 수정 2018.01.29 12:18

평창 하늘에 영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전술비행선’이 뜬다. 비행선이 얼굴인식 기능을 갖추고 있어 테러위험 인물을 단번에 알아챈다. 겨울올림픽 경기장 등에 접근하는 수상한 드론이 레이더에 잡히면 그물을 씌워 포획하는 ‘드론 잡는 드론’이 출격한다.

10일 앞으로 성큼 다가온 2018평창겨울올림픽 안전을 위해 ‘평창올림픽 대테러안전대책본부’가 마련한 안전 대책들이다. 올림픽 기간 21개국 정상급 인사 26명 등 외빈, 선수, 관광객 등 100만명이 개폐회식장과 각종 경기장 등 올림픽 개최지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평창겨울올림픽을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선 ‘안전’이 우선이다. 평창올림픽 대회 안전은 누가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평창올림픽 안전은 평창올림픽 대테러안전대책본부(대책본부)가 총괄한다. 2016년 11월 대테러센터와 국정원, 경찰, 군 등 17개 정부 기관이 뭉쳐 꾸렸다. 올림픽 기간 대테러·안전을 위해 하루 최대 6만명이 일한다. 대책본부는 다음달 1일부터 경기장·숙소·미디어센터 등 18개 중요 시설별로 현장안전통제실을 설치한 뒤 24시간 근무 체제에 돌입한다.

대책본부의 기본 전략은 ‘차단과 감시’다. 테러위험 인물과 물건이 경기장 인근 보안구역으로 접근할 수 없게 사전 검문·검색으로 차단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이를 위해 첨단장비도 대거 동원된다.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에서 첫선을 보이는 전술비행선은 150~200m 상공에서 24시간 지상에서 벌어지는 움직임을 ‘매의 눈’으로 지켜본다. 이 전술비행선에는 경기장 안팎 관광객의 작은 움직임까지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고화질 지능형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갖추고 있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지능형 폐회로텔레비전이 위험을 감지하면 현장 요원이 즉각 출동해 제압한다”고 설명했다.

드론을 이용한 신종 테러에도 대비하고 있다. 일단 평창과 강릉, 정선 등 올림픽 개최지 인근은 모두 비행금지구역으로 묶인다. 승인받지 않은 항공기나 드론의 접근을 원천 봉쇄한다. 혹시 있을 드론 접근에 대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발한 드론 탐지레이더를 배치한다. 만약 수상한 드론이 레이더에 감지되면 드론 전파 차단총을 발사해 격추한다. 드론 잡는 드론이 출격하는 동시에 특공대 요원이 헬기를 타고 접근해 산탄총을 쏴 드론을 격추한다.

하늘에 전술비행선이 있다면 올림픽 보안구역 곳곳엔 900대의 지능형 폐회로텔레비전이 촘촘히 있다. 지능형 폐회로텔레비전은 24시간 경기장이나 선수촌 주변의 수상한 움직임을 스스로 감지해 알려준다. 움직이는 물체를 알아서 감지·추적하는 기능까지 갖췄다. 야간 촬영이 가능한 광각렌즈가 달려 사각지대도 감시가 가능하고 카메라가 훼손될 경우에는 바로 알 수 있다.

차량형 엑스레이 검색기 3대도 등장한다. 대당 15억원인 이 장비는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차량의 속을 들여다본다. 차량에 숨어있는 사람이나 총기 등 위험물을 찾아내 차단한다. 차량 하부 검색 시스템도 가동된다. 사람이 반사경을 차량 밑에 넣어 살피는 수동검사 대신 차량 하부 전체를 촬영해 폭발물과 불법 물품 반입 시도를 막는다.

전산망 해킹 등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침해대응팀’(CERT)도 꾸렸다. 대응팀에는 국가정보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국방부, 경찰청 등 정부기관과 평창조직위, 민간보안업체 관계자 등 700여명이 참여한다. 보안 전문가들이 악성코드 유포와 디도스 공격 등 이상 징후를 24시간 감시하고 대응한다.

대테러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29일 “테러 등 인위적인 위협뿐 아니라 지진이나 폭설 등과 같은 자연재해도 대응체계를 갖추고 있다. 역대 겨울올림픽 가운데 가장 안전한 대회를 목표로 평창올림픽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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