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메이즈 러너'의 민호 역을 맡았던 할리우드 배우 이기홍은 자신의 이름이 "매우 한국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대중이 발음하기 편하도록, 이름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고려해 보았으나 결국 개명을 선택하지는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이기홍이 비영리단체 CAPE와 버라이즌의 공동 제작 미니 다큐 '#IAM Ki Hong Lee Story'에서 밝힌 내용은 이렇다. 왜 그가 계속 한국 이름으로 활동하는지 궁금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좀 멋지다는 생각이 들 만한 내용이다.
이기홍의 인터뷰. 한국어 자막이 입혀진 영상을 보고 싶다면 여기 링크로 들어가면 된다.
"내 이름 이기홍은 매우 한국적인 이름입니다.
이름을 바꾸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어요.
우조 아두바(Uzo Aduba: 미국 배우)가 세스 마이어스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녀가 말을 잘해준 것 같아요.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와 나눈 대화를 들려주었죠.
'엄마, 아무도 내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지 못하는데 이름을 바꿔도 될까?'
그런데 그녀의 엄마는 이렇게 답했다고 해요.
'사람들이 도스토예프스키와 차이코프스키를 발음할 줄 안다면, 네 이름도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 배울 수 있을 거야'
저는 그 말이 참 와닿았어요.
맞아! 우리가 다른 사람을 위해서 우리의 이름을 바꿀 필요는 없지!
제 모습 있는 그대로, 사람들에게 제 이름을 배우게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충분히 능력 있고, 꾸준히 일한다면, 사람들은 우리의 이름을 기억할 거예요.
야시엘 푸이그(Yasiel Puig, 야구선수)가 발음하기 쉽다고 생각하세요?
하지만 그가 워낙 잘하고, 유명하니까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기억하잖아요.
그게 제가 더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해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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