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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에도 서점이 있냐'는 질문에 대한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완벽한 답변 (영상)

  • 허완
  • 입력 2018.01.29 06:52
  • 수정 2018.01.29 07:01

나이지리아 작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는 프랑스에서 인터뷰 도중 '나이지리아에도 서점이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의 대답은 짧지만 단호했다.

"당신이 그런 질문을 해야만 했다니 프랑스인들을 아주 나쁘게 보이게 하는군요."

또다른 질문도 있었다. "나이지리아 사람들도 당신의 책을 읽습니까?"

"충격적이게도 그렇습니다. 이걸 알면 충격을 받으시겠지만... 그렇습니다. 그들은 읽고 공부도 합니다. 나이지리아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서요." 아디치에가 짧게 답했다.

청중들은 그의 답변에 박수를 보냈다.

이 질문을 꺼낸 'France Culture'의 기자는 자신의 질문 요지를 해명해야 할 필요를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안타깝게도 프랑스에서는 나이지리아 같은 나라에 대해 별로 알려진 게 없습니다. 누군가 나이지리아에 대해 얘기할 때 (무장단체) '보코하람'이라든지 폭력, 안전에 대한 것일 경우가 많죠. 나는 당신이 나이지리아에 대해 다른 이야기를 해줬으면 합니다. 그게 바로 제가 그곳에 서점이 있냐는 질문을 꺼낸 이유입니다. 당연히 저는 그곳에도 서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디치에는 이렇게 답했다. "(지금은) 2018년이잖아요."

이 행사 이후 아디치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해당 기자가 공격 당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문제의 질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보다 상세히 밝혔다.

"프랑스인이 나이지리아에 대해 거의 모든 걸 알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도 프랑스에 대해 거의 모든 걸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프랑스인들에게 나이지리아에도 서점이 있다는 걸 알려달라. 프랑스인들은 모르기 때문이다'라는 질문에 답하라는 건 고의적인 퇴행적 관념, 즉, 아프리카는 매우 떨어져 있고 따라서 비정상적으로 '다르다'는, 비-아프리카인들이 그곳의 삶에 대해 도무지 사리에 맞는 추정을 할 수 없다는 그런 관념에 영합해 답을 제공하라는 것과 같다.

나는 어렸을 때 나이지리아에서 교육을 받은 나이지리아 작가다. 내 책이 그곳에서도 읽히는 만큼 나이지리아에 적어도 하나의 서점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다.

만약 이 질문이 '(나이지리아에서는) 책을 접하기가 어렵습니까?'라거나 '책이 비싸지는 않습니까?'였다면 아마도 달랐을 것이다. 그건 다룰 만한, 공평한 주제였을 것이다.

(중략)

그렇다 하더라도 Caroline Broué 기자는 (인터뷰 내내) 지적이었고, 사려깊었으며, 준비도 많이 했다. 그가 그 질문을 했을 때 내가 놀란 건 그의 이전 질문에서 나타난 지적인 수준에 비해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가 '무지한 사람들을 흉내냄으로써' 반어적으로 접근해 이 문제를 일깨우려고 했다는 걸 이제 안다. 그러나 그가 그 질문을 하기 전까지는 그런 반어법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당시에)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건 단선적이었을지는 몰라도 (기자가) 진실로 반어법을 시도하려 했던 것이며, 나는 그가 공개적으로 비난당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한편 아디치에는 나이지리아 출신 수필가이자 소설가이며 아프리카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 작가로 꼽힌다. 2008년에는 '맥아더 지니어스 그랜트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비아프라의 사랑을 위하여'(희곡), '하마탄 열풍이 부는 아침', '유령'(단편), '보랏빛 히비스커스',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 '아메리카나'(장편) 등이 있다. 최근에는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는 책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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