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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oo 운동에서 소외된 스트리퍼와 성노동자들도 직장에서의 인권을 위해 싸운다

  • 김도훈
  • 입력 2018.01.26 05:35
  • 수정 2018.01.26 05:37
SAN FRANCISCO - JUNE 26:  Exotic dancers cheer after cutting a large garter belt to officially re-opening the Lusty Lady strip club June 26, 2003 in San Francisco.  The dancers and support staff of the Lusty Lady made history by saving the famous strip club from going out of business by becoming the first employee-owned, fully unionized strip club in the nation.  (Photo by Justin Sullivan/Getty Images)
SAN FRANCISCO - JUNE 26: Exotic dancers cheer after cutting a large garter belt to officially re-opening the Lusty Lady strip club June 26, 2003 in San Francisco. The dancers and support staff of the Lusty Lady made history by saving the famous strip club from going out of business by becoming the first employee-owned, fully unionized strip club in the nation. (Photo by Justin Sullivan/Getty Images) ⓒJustin Sullivan via Getty Images

1996년 봄, 샌프랜시스코의 러스티 레이디에서 일하던 스트리퍼들은 핍 쇼를 보는 남성들이 촬영 중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들은 허락없이 촬영한 이들을 내쫓아 달라고 업소측에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한쪽 방향에서만 보이는 유리를 전부 없애달라고 요구하자, 다른 데 가서 일하라는 답이 돌아왔다.

러스티 레이디의 여성들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

그 다음 해 동안의 노력으로, 러스티 레이디는 미국 최초로 노조가 생긴 스트립 클럽 중 하나가 되었다. 2003년에는 공연자 등 직원들이 협동조합으로서 운영하는 최초의 스트립 클럽이 되었다. 그러나 러스티 레이디는 2013년에 문을 닫았고, 지금의 업계는 당시와 똑같은 문제에 시달린다. 직장내 보호 부족, 댄서의 인종이나 몸매, 머리카락에 따른 차별, 1분 지각이나 스트리퍼 안전 요구 등 작은 일에 따른 자의적 해고 등이다. 댄서가 아프거나 다쳐도, 가족 안에 위급한 일이 생겨도 보호를 받지 못하는 클럽들이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스트리퍼들은 최저임금 보장, 공정한 직장 관습과 보호, 최소한의 혜택과 노골적 차별에 대한 법적 지원을 원한다. 하지만 그들은 일단 트럭 기사, 청소, 운전 업계의 노동자들이 싸우고 있는 것과 똑같은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어야 한다. 그들을 고용자가 아닌 개인 계약자로 분류하는 고용주들을 이겨야 하는 것이다.

러스티 레이디는 스트리퍼들이 이미 고용자들이었기 때문에 노조를 결성할 수 있었다고 크리스티나 지넨은 말한다. 지넨은 러스티 레이디에서 일했으며, 노조 결성을 이끌었다. 후에 그녀는 로 스쿨에 가서 노동 변호사가 되었다.

스트리퍼들을 고용자가 아닌 계약자로 다루면 클럽 운영자들에겐 여러 이득이 있다. 노조 결성을 막을 수 있고, 계약자들을 보호하지 않는 노동규준법을 무시할 수 있다. 연방 최저임금을 줄 필요도, 혜택이나 근로자 보상을 제공할 필요도 없다.

클럽 운영자들은 일자리가 필요한 여성들에 비해 훨씬 더 유리하다. 일자리가 너무나 간절해 문자 그대로 돈을 내고 일하는 여성들도 있다. 자기 차례 때 무대 대여료를 낼 뿐 아니라, 일을 마친 뒤 수수료를 내는 경우도 흔하다.

성노동은 노동이다

전국의 스트리퍼들은 러스티 레이디의 노동자들이 수십 년 전 싸웠던 것과 똑같은 이유로 싸우기 시작하고 있다.

2017년말에 브롱스의 댄스 스튜디오 폴레틱 저스티스에서 스트라이크를 벌이기 위해 모이기 시작했다. 이 만남은 ‘바텐더 이슈’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것은 뉴욕시 클럽들에서 퍼져나가는 트렌드로, 매니저들이 인스타그램 모델들을 기용해 스트리퍼와 비슷한 복장으로 바에서 일하게 하여 팔로워들을 끌어들이는 방법이다. 이렇게 할 경우 스트리퍼들의 퍼포먼스가 묻혀서 팁이 적어지게 되곤 한다. 스트리퍼들은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기 떄문에, 이들의 주수입은 팁이다.

바텐더 이슈는 뉴욕 스트리퍼 커뮤니티에서 다른 이슈들에 대한 논의도 불러일으켰다. 인종차별, 컬러리즘, 여성들을 서로의 적으로 만드는 것, 문제에 대해 항의했을 때 관리 차원에서 지원해주지 않는 것 등이었다.

“남성이 지배하는 업계에서는 남성들이 업계 내의 여성들을 서로의 적으로 만들기가 아주 쉽다.” 폴레틱 저스티스를 운영하는 모나 마리가 12월에 허프포스트에 말했다.

스트리퍼들과 지지자들은 낙담했다고 마리는 말한다. “나는 이 여성들은 지쳐버렸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차별에 지치고, 무례에 지치고, 프로답게 행동해야 할 사람들이 프로답지 않고 규칙없이 행동하는 것에 지쳤다.”

다른 주의 스트리퍼들도 집결하고 있다. 2015년에 오리건주의 스트리퍼들이 더 나은 근무 환경을 주법으로 보장하기 위해 싸운 결과, 로비를 통해 하원 법 3059조를 통과시켰다. 이 법으로 인해 ‘라이브 공연자들’이 고용 분류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는 무료 핫라인이 생겼다. 공연자가 자신이 잘못 분류되었다고 생각할 경우, 핫라인 상담자들이 조언과 법적 충고를 해준다.

클럽 주인들은 스트리퍼는 근본적으로 개인 계약자라고 단호히 주장한다. 지넨의 의견은 다르다.

고용자와 개인 계약자의 구분은 명확하지 않을 때도 있다. 개별 사례마다 달리 결정된다. 국세청은 ‘20가지 질문’ 형식을 사용하고, 노동부는 여섯 가지를 고려한 ‘경제 현실’ 테스트를 제공한다. 이 테스트 중에서는 ‘하는 일이 고용주의 사업에 있어 필수 요소라면’ 고용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항목이 있다. 이것만 가지고도 스트리퍼는 클럽의 개인 계약자보다는 노동자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9달러를 주고 버드와이저 한 병을 사 마시러 스트립 클럽에 가는 사람은 없다.

법원은 지넨을 비롯한 스트리퍼들의 편을 드는 성향이 있다. 2002년에 지넨 등의 샌프랜시스코 스트리퍼들은 캘리포니아 노사관계부 노동국에 셰즈 파리(현재 폐업) 클럽에 대해 청구했다. 셰즈 파리는 파산 신청했고, 여성들은 돈을 받지 못했다. 지넨은 템테이션스라는 클럽에 대해서도 분류가 잘못되었다는 청구를 냈고, 결국 클럽 사장에게서 돈을 받아냈다.

매사추세츠주 피바디의 여성들은 스트립 클럽이 ‘고용자가 아닌 개인 계약자로 잘못 분류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매사추세츠주 대법원은 스트리퍼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작년에는 애틀란타의 한 스트리퍼가 치타 클럽에서 자신을 잘못 분류했으며 위험한 근무 환경에서 보호해주지 않았다고 연방 소송을 냈다(아직 진행 중이다).

그러나 법원이 스트리퍼들의 손을 들어준다 해도 스트리퍼들이 클럽 사장들에게 맞서기는 힘든 일이다. 소송 해결까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고, 말썽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다른 클럽들의 블랙리스트에 오를 수도 있고, 그저 묵묵히 일이나 하겠다는 다른 스트리퍼들에게 외면받기도 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모두는 개인 계약자들이다. 권리를 찾겠다고 나서면 잘리거나, 이런 클럽들의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책임져야 할 일들, 내야 할 돈, 가족, 학비 등등이 있으면… 감히 나서지 않게 된다.”

스트리퍼라는 직업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꾸기

헐리우드와 매체 등의 저명한 업체에서 #MeToo 운동을 통해 성희롱과 착취를 인지하고 있다. 소외된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스트리퍼와 성노동자들은 자신들은 포함되지 못했다고 느끼고 있다.

“나는 늘 사람들에게 묻는다. ‘이게 쉽다고 생각하나?’ 쉬운 부분은 전혀 없다. 내 직업은 결코 쉽지 않다. 투피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고 실내 앞에 서서, 몇 시간 동안 욕을 먹거나, 야유를 듣거나, 차별을 받아보라.” 모나 마리의 말이다.

“엔터테이너라는 직업은 결국 육체적이라기보다는 정신적(mental)이다. 다른 어떤 업계와도 같다. 우리도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

스트리퍼들이 노동자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작가이자 25년간 이상 이 업계에 몸담왔던, 1996년에 러스티 레이디 노조 결성에 관여했던 스트리퍼 안토니아 크레인은 여성 혐오가 분명 큰 문제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다른 여성들이 이 업계의 자매들을 위해 떨쳐 일어나지 않을 때도 있다고 한다.

“다른 여성들은 스트리퍼들을 혐오한다. 그들은 우리가 그들의 남성을 훔치려 한다고 생각한다. 절대 아니다! 그건 말도 안 된다. 이건 직업이다.”

우리는 작년의 여성 행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여성 행진은 공식 의견과 ‘지도 원칙’을 발표했다. 성노동에 대한 전적인 지원이 포함되었다. “우리는 성노동자 인권 운동과 전적으로 연대한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나는 크레인에게 이것은 진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이다. 하지만 나는 2017년 1월 21일에 LA에서 여성 행진에 참여했다. 전국 최대 규모였다… 나는 성노동자 지원에 대한 팻말을 다섯 개 만들었다. 나 혼자 다 들고 다녀야 했다.”

허핑턴포스트US의 Left Out Of #MeToo, Strippers Fight For More Rights In The Workplac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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