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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급 한파에...내 배터리 떨고 있니?

  • 김성환
  • 입력 2018.01.25 10:13
  • 수정 2018.01.25 10:14

연일 ‘시베리아’급 한파가 계속되면서 휴대폰·자동차 배터리가 방전되고, 문 도어락이 얼어붙는 등 한파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25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2도에서 영하 7도로, 전날보다 1∼2도 가량 낮았다. 전날 오후 5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한파 특보가 발효된데다 바람까지 강해 체감온도는 더 낮다. 이번 추위는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NS를 중심으로 얼어붙은 도어락을 녹이느라 ‘핫팩’을 동원하고 ‘지각보고’를 하려다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돼 경위서까지 쓴 해프닝들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직장인 박아무개(30)씨는 한파에 휴대전화가 꺼지는 바람에 경위서까지 써야 했다. 규정상 출근시간보다 30분 이상 늦을 경우 회사에 알려야 했던 박씨는 버스의 정체가 심해지자 지각 사실을 보고하기 위해 핸드폰을 꺼냈다.

하지만 혹한 탓인지 배터리가 20% 정도 남은 휴대전화가 갑자기 꺼지더니 작동이 안 되기 시작했다. 박씨는 “당황한 나머지 꺼진 휴대전화를 어떻게든 조작해보다가 내려야 할 정류장을 지나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결국 아침 9시30분을 훌쩍 넘겨 회사에 도착한 박씨는 “핸드폰이 갑자기 꺼지는 바람에 지각 보고를 못했다”는 내용의 경위서를 써야했다.

-1월 24일 ‘최강 한파에 곳곳서 소동…“휴대폰 꺼져 경위서까지 썼어요”’

도어락을 열기 위해 핫팩과 건전지를 준비하는 풍경도 나왔다.

직장인 김아무개씨는 24일 저녁 핫팩과 건전지로 겨우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다. 김씨는 “열쇠 가게에 전화했더니 ‘오늘 출입문 안 열리는 집이 너무 많다’며 두 곳 모두 출동 불가능이라고 했다”며 “추위 때문에 작동을 안 할 수 있으니 도어락을 따뜻하게 데워서 시도하라는 해법을 알려줬다”고 전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열쇠업체 쪽은 “추위가 건전지 방전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며 “도어락이 안 열릴 경우 건전지를 우선 교체해보고 안되면 드라이기의 미지근한 바람을 쐬어 주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온도가 낮아지면 배터리 안의 전해질 움직임도 둔해지기 때문에 다른 때보다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는 설명이다.

차 배터리도 예외는 아니다. 자동차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최아무개씨는 “차가 얼어버릴까봐 무조건 지하주차장에만 주차를 한다. 여름보다 훨씬 더 주차장이 붐비는 것 같다“며 “또 블랙박스 때문에 겨울철엔 더 쉽게 방전되는 경우가 많다고 들어서 전원을 꺼둘 때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평소엔 늘 붐비는 아파트 현관 앞 주차공간도 최근 며칠은 텅텅 비어있다.

구형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한파는 더욱 야속하다. 애플이 “리튬이온 배터리는 주변 온도가 낮거나, 충전이 덜 됐거나, 노후한 상태일 때 기기를 보호하느라 갑자기 전원이 꺼질 수도 있다”는 이유로 고의로 성능저하 기능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아이폰6를 사용하는 직장인 박아무개씨는 “외투 주머니에 넣고 10분 걸었을 뿐인데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되서 꺼졌다”고 했다.

궐련형담배인 ‘아이코스’도 추위 앞에서 방전됐다는 경험담도 나왔다. 직장인 이아무개씨는 “점퍼 주머니에 두고 아침에 출근하면 빨간 불이 뜨면서 작동이 안 된다”며 “회사 와서 한참 기다리면 그 때 또 된다. 오늘 아침도 그렇고 일기예보에서 한파라고 할 때마다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누리꾼들도 각자 자신의 ‘배터리 잔혹사’를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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