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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 쏟아붓는 감정노동, 답은 연인 밖에 있다

마음은 이성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누가 더 좋아하는지 마음의 크기를 비교하고 싶고, 그 사람이 이전에 만났던 사람을 질투하거나, 지금 맺고 있는 다른 관계들을 질투하기도 한다. 또 한 번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그는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니다. 이 일은 내가 화를 내고 질투할 일은 아니다.'라고 되뇐다.

  • 박지선
  • 입력 2018.01.25 09:50
  • 수정 2018.01.25 09:53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때부터 나와의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갖고 그 사람과 만남을 지속해 나갈 때 서로의 마음의 크기가 동일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의 시발점은 거기서부터 발생할 수 있으니, 이때 마음의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상대방이 마음의 준비가 어느 정도 되었는지 그 상태를 존중해주며 다가가야 하는 것이다. 나 혼자 좋다고 관계에 욕심을 내게 되면 상대방은 부담스러워 뒤로 후퇴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관계의 단절을 바라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서든 앞서나가고 싶은 내 마음을 붙잡아 둬야 한다.

언제나 그렇듯 내 마음은 이성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누가 더 좋아하는지 마음의 크기를 비교하고 싶고, 그 사람이 이전에 만났던 사람을 질투하거나, 지금 맺고 있는 다른 관계들을 질투하기도 한다. 또 한 번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그는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니다. 이 일은 내가 화를 내고 질투할 일은 아니다.'라고 되뇐다. 하지만 내 마음은 또다시 변덕을 부린다. '그래도 싫어. 나보다 다른 사람들한테 마음 쓰는 거 싫고, 나만 특별했으면 좋겠다고!'

관계가 무르익기도 전에 나도 모르게 삐져나온 서운한 마음 때문에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후회도 반복하지만 실패도 반복한다. 이는 마치 '수행의 길'을 걷는 것과 같은 기분이다. 연애란 그런가 보다.

그래서 상담 장면에서 내담자들과 만날 때도 나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상담을 받으면서 부모와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는 어느 정도 회복되거나 개선될 수 있으나, 변화를 보이기에 가장 어려운 관계는 연인 관계라고 말이다. 정서적으로 가까워질수록 나의 사회적 가면이 벗겨지고 사회적 경계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애를 할 때는 나의 치졸하고 유치한 모습들이 여과 없이 드러나게 되는 거라고. 그리고 그 단계에서 상대방의 마음도 고려해가며 성숙하고 건강하게 마음을 표현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말이다.

한 가지 방법은 있다. 한 사람과 건강하게 연애하기 위해서 다른 친밀한 관계도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도 진실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 관계 욕구는 어느 정도 충족이 돼서 내 연인과도 서로의 생활을 존중하며 연애를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내 연인에게만 마음이 쏠려서 그 사람에게 과도하게 몰입한다면 그 관계는 쉽게 깨지고 말 것이다.

이전부터 친밀한 관계가 없었다면 정서적 헛헛함을 오랫동안 느껴왔을 것이고 그 외로움은 배가 되어 마음이 홀쭉해져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나에게 애정을 쏟는 연인을 만나게 된다면 그 사람에게서 나의 허기짐을 몽땅 채우려고 하기 때문에 관계가 어그러진다. 상대방도 평등한 관계, 서로가 주고받는 것이 가능한 관계를 원하지 계속 주기만 하는 관계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건강하게 정서적 충족감을 얻기 위해서는 내 옆에 친밀하고 깊은 관계가 애인뿐만 아니라 다른 관계들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 진리인 듯하다. 그래야 내 마음도 덜 허기지고, 그래야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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