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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나올 게 많다" : 트럼프 '러시아 스캔들' 수사 '키맨'의 약혼자가 입을 열었다

  • 허완
  • 입력 2018.01.23 13:12
  • 수정 2018.01.23 13:23
U.S. President Donald Trump prepares to address the annual March for Life rally, taking place on the National Mall, from the White House Rose Garden in Washington, U.S., January 19, 2018. REUTERS/Carlos Barria
U.S. President Donald Trump prepares to address the annual March for Life rally, taking place on the National Mall, from the White House Rose Garden in Washington, U.S., January 19, 2018. REUTERS/Carlos Barria ⓒCarlos Barria / Reuter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고문을 지냈던 조지 파파도풀로스를 기억하는가?

그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과 트럼프 캠프 측의 공모 여부를 수사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키맨'으로 떠오른 바 있다. 3개월 전, 그가 FBI에 유죄를 인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7월 조용히 체포된 뒤 형량을 감경받는 대가로 뮬러 특검의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번에는 그의 약혼자가 입을 열었다. "아직 나올 게 많다"는 말로 요약된다. 22일 워싱턴포스트(WP)는 파파도풀로스의 약혼자 시모나 망지아떼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가디언 역시 이탈리아 로마에서 망지아떼를 만나 가진 인터뷰를 지난 18일 보도했다.

이탈리아 태생인 그는 "역사가 그를 존 딘처럼 기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WP에 말했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백악관 법률고문을 지냈던 존 딘은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닉슨 및 다른 측근들에 등을 돌리고 핵심 증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망지아떼는 두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파파도풀로스의 변호인으로부터 그의 구체적인 질문에는 답하지 말라는 조언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2016년 대선 당시 파파도풀로스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또 자신의 약혼자가 수사당국에 어떤 진술을 했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조지 파파도풀로스(왼쪽에서 두 번째)가 트럼프 대선캠프 국가안보 회의에 참석한 모습. 2016년 3월31일.

다만 망지아떼는 의미심장한 말들을 여럿 남겼다. 그는 "아직 나올 게 많다"며 "그가 바로 이 모든 것에 구멍을 낸 첫 번째 인물"이라고 말했다. "조지는 매우 충성스러운 사람이다. 그는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있다"고도 했다. "이건 용기있는 일이었다. 그가 수사에 협력해야 할 의무는 없었다. 그는 협력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파파도풀로스의 유죄 인정 사실이 보도되자 그를 '커피 심부름꾼(coffee boy)', '어린 하위직 자원봉사자', '거짓말쟁이' 등으로 깎아내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3월 WP 인터뷰에서 직접 파파도풀로스를 언급하며 "탁월한 사람"이라고 평가한 적이 있다.

망지아떼는 자신의 약혼자가 '커피 심부름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커리어를 쌓아가기 위해 모든 노력을 쏟은 청년이 '커피 심부름꾼'으로 무시당하는 게 어떤 의미일지 안다"고 말했다. 가디언에는 "그는 최고위층에 관여했다. 그는 트럼프의 연설문을 썼다. 그는 (트럼프) 후보와 이집트 대통령 압델 파타 에시시와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말했다.

2014년 5월29일, 조제프 미프수드 교수(오른쪽)는 영국주재 러시아대사 알렉산드르 야코벤코와 만나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렸던 회의 결과를 놓고 대화를 나눈 뒤 기념촬영을 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 측과 파파도풀로스를 연결해준 것으로 알려진 '의문스러운 교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런던 교수'로만 언급됐던, 몰타 태생 조지프 미프수드 런던외교아카데미(LAD) 학장이다.

그는 파파도풀로스에게 러시아 정부가 힐러리 클린턴에게 '해를 입힐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몰타 외무부에서도 일했던 그는 러시아 정부의 스파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WP와 가디언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 세 사람의 관계는 예기치 않게 흘러갔던 것으로 보인다.

법학과 국제관계학을 공부했다는 망지아떼는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에서 아동 유괴 사건 전문 변호사로 일할 때 미프수드 교수를 소개받았다. 이탈리아 유명 정치인인 지아니 피텔라 유럽의회의원이 2012년경 그를 미프수드에게 소개한 것.

유럽의회 유력 의원들과 일했던 망지아떼에게 미프수드 교수는 런던에 있는 자신의 조직 중 한 곳에서 일할 것을 제안했다. '런던국제법률센터'다. 망지아떼는 2016년 9월 이를 수락했다.

그러나 그는 이 조직이 "무언가 다른 것을 위한 허울"이라고 결론 짓고 3개월 만에 일을 그만뒀다고 한다. "그곳에서 러시아인을 만난 적은 없다. 그러나 이곳은 분명 바깥으로 내건 그런 일을 하는 곳이 아니었다."

그가 훗날 약혼자가 될 파파도풀로스의 존재를 알게된 건 바로 이 기간 동안이었다.

당시 파파도풀로스는 트럼프 선거캠프에서 일하고 있었다. 망지아떼는 미프수드의 조직에서 근무하는 동안 그의 이름을 들어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실제로 만난 건 파파도풀로스가 트럼프 캠프 일을 그만 둔 뒤인 2017년 봄이었다.

파파도풀로스는 링크드인으로 그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우리 둘 다 미프수드의 그룹과 연관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한다. 트럼프 캠프에 합류하기 전 이 곳에서 잠시 일했던 적이 있다는 것.

그렇게 두 사람은 곧 온라인으로 대화를 시작했고, 직접 만났으며, 사랑에 빠졌다. 함께 유럽을 여행하기도 했다. 망지아떼는 파파도풀로스가 1월과 2월에 FBI 조사를 받기는 했지만 그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듯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해 7월, 파파도풀로스는 전격 체포되고 만다. 파파도풀로스는 앞선 조사에서 미프수드 교수와의 만남에 대해 FBI에 거짓 진술을 한 사실을 시인했다.

망지아떼는 "우리는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 자신도 FBI 조사를 받았다. 현재는 보석으로 석방된 파파도풀로스와 함께 시카고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파파도풀로스의 형량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트럼프의 운명도, 물론 아직은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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