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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해줄테니 공짜 숙박 달라고 한 유튜버에게 한 아일랜드 호텔이 보인 반응

  • 강병진
  • 입력 2018.01.23 10:46
  • 수정 2018.01.23 10:49

엘 더비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의 유명인사다. 최근 그녀는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White Moose Cafe and Charleville Lodge Hotel’ 호텔에 일종의 ‘협업’을 제안했다. 자신의 구독자와 팔로워를 통한 호텔 홍보와 공짜 숙박의 맞교환이었다. 그녀는 발렌타인 데이 시즌인 2월 8일부터 12일 동안에 걸쳐 자신과 파트너까지 2인의 숙박을 요구했다. “작년에 나는 플로리다에 있는 유니버설 올란도와도 협업을 했어요. 그들에게는 정말 놀라운 결과가 있었죠!”

언뜻 보면 합리적인 제안 같지만, 이 호텔의 소유주인 폴 스탠슨의 입장은 달랐다. 그는 호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엘 더비가 보낸 이메일을 캡쳐해서 공개했다. (단 그녀의 이름은 적지 않았다.) 그는 “자존심과 품위가 없는 사람도 이런 이메일을 보내는데에는 많은 배짱이 필요할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만약 당신이 여기에 무료로 묶는다면 스텝의 인건비는 누가 내는 것인가? 또 당신의 방을 청소해 줄 직원의 인건비는? 당신에게 아침식사를 가져다 줄 웨이터는? 당신의 체크인을 도와줄 리셉셔니스트의 인건은? 당신이 머무는 동안 사용할 조명과 히터에 들어가는 비용은 누가 내는가?”

그리고는 “앞으로 호텔에 묵을 때는 다른 손님들처럼 숙박료를 지불할 것을 추천한다”며 “당신의 홍보에 감사함을 느낀다면 호텔은 당신의 방을 스위트룸으로 업그레이드 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 페이스북 포스팅이 화제가 되자, 엘 더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입장을 전했다. 그는 “나는 매우 화가 났고, 슬프고, 불안하고, 바보가 된 것 같다”며 “내가 제안한 것은 일반적인 블로거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공짜로 숙박을 받을 뿐만 아니라 보상을 받는 게 보통이다. 호텔에서 일하고 있는 그도 이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엘 더비의 유튜브 영상이 화제에 오르자, 이번에는 다시 ‘The White Moose’ 호텔이 반박했다. 폴 스탠슨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체불명의 블로거에게 호텔을 쓰려면 돈을 내라고 했다가 비난을 받았다”며 “그래서 나는 우리 호텔과 카페에 모든 블로거들의 입장을 금지시키는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이 호텔은 엘 더비에게 공개 ‘인보이스’를 보냈다. 이 인보이스에 따르면, 엘 더비가 호텔 측에 내야하는 돈은 5,289 파운드(약 792만원, 부가가치세 23%포함)다. 거래내역은 다음과 같았다.

“20개국에서 114개의 기사가 발행되면서 잠재적으로 약 4억 5천만명의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기능이 제공됨.”

이 호텔과의 논쟁 덕분에 당신이 더 유명해졌으니, 그에 대한 돈을 내라는 농담같은 인보이스였다.

그런데 이 논쟁은 정말 엘 더비에게 효과가 있었을까? 영국 ‘더 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효과가 없었던 건 아니다. 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 엘 더비는 유튜브에서 8만 7천명, 인스타그램에서 7만 6천여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었다. 그런데 사건 발생 이후 그녀의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구독자 수는 각각 9만 4천여명과 8만 5천 여명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물론 이 호텔도 엘 더비와의 논쟁을 통해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었다고 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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