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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이 복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뉴스1

"항의의 뜻이 아니다. 오해가 컸다."

새라 머레이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이 역사적인 남북 단일팀 결성과 관련해 복잡한 감정을 나타냈다. 더 나아가 일부 언론에서 나온 메신저 프로필 사진 변경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란 보도에도 오해가 있다고 항변했다.

머레이 감독은 22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초의 단일팀을 이끌게 됐다는 기쁨도 있지만 우리 선수 3명이 뛰지 못한다는 아쉬움도 크다. 기분이 아주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일단 현재 상황에서 바뀔 수 있는 것이 없으니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남북 올림픽 회의에서 남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남북 단일팀에는 한국 23명 엔트리 외에 북한에서 12명의 선수가 합류한다. 게임에 나서는 경기 엔트리는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22명이지만 남북 합의에 따라 머레이 감독은 경기당 최소 3명의 북한 선수를 출전시켜야 한다.

머레이 감독은 "처음 들었을 때 12명의 북한 선수가 뛰게 될까봐 걱정했지만 그나마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 같다"면서 "빨리 북한 선수들이 합류해서 지켜본 뒤 최상의 전력을 꾸리겠다. 선수 기용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머레이 감독은 이날 오전 자신의 모바일 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바꾸면서 '우리는 맹수인가, 아니면 먹이인가'란 문구를 적은 것에 대해 오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에서 단일팀 이슈를 바라보는 머레이 감독의 복잡한 속내가 드러났다는 해석에 대해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보도가)사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선수들의 멘탈을 강화시키는 차원에서 연습할 때부터 썼던 사진"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 팟캐스트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맹수는 눈이 앞에 있어 먹이에 집중하지만, 먹잇감들은 눈이 옆에 있어서 언제 잡아먹히게 될 지 걱정한다'고 하더라. 선수들에게도 맹수처럼 우리 눈앞에 있는 올림픽에만 집중하자고 주문했다"고 소개했다.

머레이 감독은 "옆이 아닌 앞만 보고 가자는 의미다. 선수들에게도 올림픽에만 집중하고, 다른 상황에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다른 의미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머레이 감독이 지휘하는 남북 단일팀은 내달 4일 인천선학경기장에서 열리는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머레이 감독은 "정치적인 결정에 아쉬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감정 싸움을 할 겨를도 없다. 빨리 최고의 전력을 꾸려 최상의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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