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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 나아가겠다"는 홍준표의 신년기자회견은 "좌파정부" 비난으로 가득했다

  • 허완
  • 입력 2018.01.22 07:58
  • 수정 2018.01.22 08:13
ⓒ뉴스1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를 "좌파 국가주의"로 규정하며 "자유한국당이 무너진다면 이 정권은 좌파폭주를 넘어 좌파광풍으로 대한민국의 존립 기반마저 흔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사회주의 헌법"으로 개헌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6·1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은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신년기자회견 (전문)을 열어 "우리 자유한국당은 미래로 나아가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깊이 반성하며 고민하고 있습니다"

홍 대표는 우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이어진 촛불집회를 언급했다.

그는 "지난 한 해, 우리는 대한민국의 물길이 크게 바뀌는 역사의 현장을 지켜보았다"며 "그 원인과 과정, 결과를 떠나, 모든 것이 역사의 진보를 바라는 국민들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국민의 심판을 받은 지난 정권의 과오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새해, 저와 자유한국당은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잊지 않고 혁신 또 혁신하여 완전히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저희가 국민들께 드린 실망과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깊이 반성하며 고민하고 있습니다." 홍 대표의 말이다.

홍 대표의 이어지는 회견문은 그러나 "좌파사회주의 실험", "주사파 세력", "이 정부의 종북적 작태", "실패한 좌파의 소득재분배론", "좌파 포퓰리즘 복지정책", "좌파 사회주의와 주사파식 사고", "문재인 정권의 좌파 민생정책", "좌파 국가주의에 종속된 포퓰리즘", "좌파폭주" 같은 단어들로 채워졌다.

"대한민국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안한 체제로 변해 가고 있다"

인사말이 끝나자마자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의 기대와는 달리 '이건 아닌데'라는 (국민들의) 의구심이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안한 체제로 변해 가고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

홍 대표는 "이 정권의 좌파사회주의 실험으로 경제가 뒷걸음질"치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도 커져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역사가 계속 이어져 갈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불안마저 제기되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그는 "근본적인 불안"을 세 가지로 꼽았다. "'위기의 안보', '역주행 경제', '급격한 인구 감소'"다.

"평양 올림픽"

홍 대표는 "무엇보다 우리 안보가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서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청와대와 정부를 장악한 주사파 세력은 우리와 함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온 미국을 등지고 북한 김정은의 손에 나라와 국민의 운명을 맡기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미국 핵잠수함 부산 입항 취소, 대중국 '3불 원칙', 국가정보원 개혁, 전시작전권 전환 추진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김정은의 시간 벌기용 위장평화 공세와 정치쇼에 끌려 다니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양 올림픽으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비판하는 한편 "국가정보원의 대공능력을 무력화하고 국가보안법을 사문화시키려는 이 정부의 종북적 작태"를 "무슨일이 있어도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이렇게라면 대한민국의 안보는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에 맞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그동안 주장해왔던 바와 같이 전술핵 재배치를 계속해서 추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것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지키는 궁극의 길입니다." 홍대표가 말했다.

"5년 정권이 50년 국가경제의 뿌리를 썩게 만들고 있습니다"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비판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정부가 "실패한 좌파의 소득재분배론에 불과한 소위 '소득주도 성장론'으로 우리의 경제와 산업의 기반마저 허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세계 각국은 앞다퉈" 내리는데 "우리만" 법인세를 올려 "지금 우리 기업들은 해외로 탈출할 길만 찾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저렴하고 깨끗하고 안정된 전력 공급원인 원자력발전을 감축해서 국가 산업 전반의 경쟁력까지 떨어뜨리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부가 "표를 얻기 위한 무상복지와 보편복지를 남발"하고 있다는 주장도 빠지지 않았다. "이 정권의 무상복지가 정말 공짜라고 믿으십니까? 땀 흘려 일한 국민들의 지갑에서 세금을 훔쳐 쓰는 ‘도둑복지’이며, 빚을 내서 다음 세대에게 세금폭탄을 떠넘기는 ‘외상복지’입니다." 홍 대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는 "저와 자유한국당 역시 서민복지의 확대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국민들에게까지 돈을 뿌려 표를 사는 잘못된 포퓰리즘 복지정책은 바로잡아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하루 속히 성장의 궤도로 되돌아가야만 한다"고 강조한 홍 대표는 "산업 구조조정, 노동시장 개혁, 자본시장 개혁"을 "3대 경제혁신" 과제로 언급했다. "저와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이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경제분야 3대 혁신을 앞장서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방향이나 청사진은 제대로 언급되지 않았다.

"이 정권 들어와서 실제로 형편이 나아지신 분을 보셨습니까?"

스스로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에 가장 큰 위협"으로 규정한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인구 전담 부처 신설을 추진하겠다"는 말로 짤막하게 언급하고 넘어간 홍 대표는 다시 한 번 문재인 정부의 '사상'을 겨냥했다.

홍 대표에 따르면, 결국 해법은 정부가 "좌파 사회주의와 주사파식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안보, 경제, 인구의 3대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이 정권 핵심 인사들의 상황 인식과 정책 기조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철지난 좌파 사회주의와 주사파식 사고에서 하루속히 벗어나기를 진심으로 촉구합니다."

홍 대표는 이어 "문재인 정권의 좌파 민생정책으로는 국민의 삶이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여러분께 묻겠습니다. 이 정권 들어와서 실제로 형편이 나아지신 분을 보셨습니까? 청년 실업률을 비롯한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악화일로에 있고 많은 국민들의 삶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입으로는 서민과 청년을 위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서민을 가장 어렵게 하고 청년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정권이 바로 문재인 정권입니다."

그는 특히 최저임금의 "졸속적" 인상으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죽겠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고 청년들은 그나마 있던 일자리마저 사라져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와 기업의 부담은 덜하면서도 실질적으로 국민들의 소득을 늘려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대표는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들어야"한다며 "기업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려면" 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했지만 끝내 통과되지 못했던 법안들이다.

"좌파 국가주의"

이 대목에서 홍 대표는 새로운 표현을 꺼내들었다. 바로 "좌파 국가주의"다.

그는 "오늘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모든 혼란과 퇴행의 원인은 바로 이 정권의 ‘좌파 국가주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준표가 제시한 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피땀 흘려 노력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빼앗아 ‘정부 방침’이라는 명목으로 남북 단일팀을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국가를 위해 개인이 희생하라는 전형적인 국가주의의 산물입니다.

10년 가까이 많은 강원도민과 국민들이 열심히 올림픽을 준비했는데, 한마디 국민적 논의도 없이 금강산에서 전야제를 열고 태극기도 애국가도 없는 올림픽 경기를 만드는 것 역시, 국가가 정했으니 국민은 무조건 따르라는 국가주의의 결과물입니다.

희망을 잃은 청년들이 미래를 바라보며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었는데, 강압적 규제와 오락가락 정책으로 빚더미에 앉혀 놓은 것도,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무시하고 국가가 개인의 삶까지 규제하겠다는 교조적 국가주의가 빚어낸 비극입니다.

기업들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자유를 확대하지 않고, 청년들에게 돈을 나눠주고 세금으로 공무원을 늘리는 방식 또한, 좌파 국가주의에 종속된 포퓰리즘에 다름 아닙니다."

홍 대표는 "좌파 국가주의가 아니라 '자유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북한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를 '좌파 국가주의'로 규정한 뒤, 홍 대표는 '자유'를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자유'를 삭제하고 '민주주의'만 넣겠다는 것이 이 정권과 좌파 학자들이 주도하는 헌법 개정안의 핵심"이라고 주장했고, "북한의 공식 명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점에서 보듯,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북한과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들은 단지 정권 교체를 명령한 것뿐인데, 이들은 체제 교체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래놓고 자기들끼리 만든 사회주의 헌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졸속적으로 지방선거에 얹어서 투표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현 정권의 개헌 시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를 관철시키기 위한 지방선거 동시 투표를 강력하게 반대합니다."

"미래로 나아가겠습니다"

홍 대표 신년회견의 마지막 주제는 6·13 지방선거였다. 그는 이번 선거가 "대한민국을 망치는 문재인 정권의 좌파폭주에 맞서 국민 여러분의 삶을 지키는 선거"라며 "자유한국당이 무너진다면 이 정권은 좌파폭주를 넘어 좌파광풍으로 대한민국의 존립 기반마저 흔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내내 "좌파" 정부를 비판한 홍 대표는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말로 신년회견을 마무리했다.

"그동안 저희 자유한국당이 모자라고 잘못했던 일들, 뼈아프게 잘 알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다시는 실망을 드리는 일이 없도록 모든 것을 완전히 새롭게 바꿔 나가겠습니다.

문재인 정권은 여전히 과거의 적폐청산에 머물러 있지만, 우리 자유한국당은 미래로 나아가겠습니다.

(...) 나라를 지키고 다음 세대의 미래를 지킨다는 마음으로 자유한국당을 지지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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