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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이 "MB 당선 때 '경천동지할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 김원철
  • 입력 2018.01.19 09:09
  • 수정 2018.01.19 09:11
ⓒ뉴스1

한때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핵심측근이었던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이명박 정부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용처에 대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경천동지할 일들이 벌어졌다. 그걸 처리하는 과정에서 돈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대선 과정에서 고비가 세 번 있었다. 아주 경천동지할 별의별 일들이 많이 벌어졌는데, 우리는 그런 걸 헤쳐 나왔다. 그런데 그 후유증이 대통령 (당선)후까지 간다. 그걸 처리하는 과정에서 돈들이 필요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선 과정에서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 생긴다. 그런 것을 막고 처리하는 역할을 제가 많이 했다"며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고 난 다음에 (그 사건과 관련한) 사람들이 나중에 협박하는 일이 벌어지는데 그런 일(협박무마)에 돈이 쓰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명품가방을 사는 데 썼다”고 의혹제기한 것에 대해 “근거가 없는 것 같고, 너무 나간 것 같다. 그보다는 더 큰 하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말을 꺼냈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여기까지만 하자”며 말을 아꼈다.

그는 '대선서 불거진 세 가지 고비'의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말에는 "그때 벌어진 일은 제가 죽기 전에 얘기하려고 한다. (지금 그것을) 얘기하면 제가 이상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제 목을 매라"며 함구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7일 기자회견 때 긴장한 모습이었다며 "그런 모습을 처음 보는 것 같다. 좀 떨고 계시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2016년 '허프포스트 코리아'에 연재한 회고록에는 이날 발언과 맥이 닿는 내용들이 있다.

대선 후보 경선이 끝나자마자 캠프에 돈이 싹 말랐다.(중략) MB 캠프는 크게 돈을 쓰지 않았다. 법정비용 이외의 돈을 쓸 의도도 없었고 원래 돈을 안 쓰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대선 과정에서 직능본부, 조직본부가 가동되면서 난장판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금 사용 행태가 과거로 돌아갔다.(중략) 따라서 대선에서 조직 운운하는 사람은 아마추어가 아니면 브로커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조직은 구체적인 사람들이 아니라 결국 허울 좋은 명단일 뿐이다. 그런데 조직을 한다는 사람은 어쨌든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모임을 만들고 행사를 여는 시늉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돈이 들어가는데, 어디선가 조달을 해야 한다. 돈을 직접 조달하는 것이 어려우면 사람을 조달한다. 돈을 댈 스폰서를 세우는 것이다. 이런 스폰서들이 결국 나중에 문제를 일으키는 주역들이 된다.

-[정두언 회고록] 9. 대선캠프의 변질

집권과정에서 모든 문제를 잉태하는데 그 과정이 유사하니, 집권 후에 산출되는 문제도 유사한 것이다. 그리고 그 핵심은 친인척 문제로 귀결된다.(중략)경선을 비롯해서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법정 비용 이상의 돈이 들어간다.(중략)그 돈이라는 게 법정비용 이상의 돈이고, 불법적인 자금이다. 위험하다는 얘기다. 그러니 이것을 믿고 맡길 사람은 친인척뿐이다. 가족에게 자금 관리를 맡기는 또 다른 이유는 떼어먹어도 덜 아깝기 때문이기도 했다.(중략)막강한 친인척인데 위험부담이 큰 돈까지 관리를 하니 그의 힘은 견줄 자가 없기 마련이다. 자연히 권력 실세가 된다. 그런데 이 실세 주변에 사람이 몰리게 마련이다. 그리고 견제 받지 않는 권력실세 주변에서 그를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이 매번 되풀이 되는 낙하산 인사와 국정농단의 주역들이 된다. 당시 대선은 MB가 이긴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에 캠프를 방만하게 꾸릴 이유가 전혀 없었다. 캠프를 방만하게 하는 제일 큰 요인은 조직, 직능이다. 그래서 나는 MB 캠프에서는 조직, 직능을 없애자고 주장했다.(중략) 역대 대선마다 이런 문제가 되풀이 되면서 낙하산 인사로 이어지고, 각종 이권 청탁으로 이어졌다. 노태우-박철언, 김영삼-김현철, 김대중-세 아들, 노무현-노건평, 이명박-이상득으로 이어지는 역대 정권 권력실세의 계보와 그 운명이 이 사실을 웅변하고 있다.

-[정두언 회고록] 8. 왜 모든 정권은 비슷한 몰락 과정을 거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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