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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장벽'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와 존 켈리의 말이 달랐다

  • 강병진
  • 입력 2018.01.19 05:21
  • 수정 2018.01.19 06:03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신의 국경장벽 건설 공약에 이견을 드러낸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에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 비즈니스인사이더(BI) 등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켈리 실장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트위터에서 "장벽은 장벽"이라며 "첫날 내가 생각했던 것에서 변화된 적도, 진화한 적도 없다. 산이나 황무지, 강 같이 자연보호가 필요한 지대에는 애초에 (장벽을) 올릴 계획이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어 멕시코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이후 직·간접적으로 장벽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며 "장벽이 없다면 거래도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켈리 실장은 전날 민주당 의원들과 가진 비공개 회동에서 "대선 캠페인 당시 나온 몇몇 특정 발언은 충분한 정보가 없는(uninformed) 상태에서 나온 것"이라며 "멕시코 국경지대 전체에 걸쳐 콘크리트 장벽을 짓는 일은 없을 것이다. 멕시코가 비용을 지불하는 장벽 또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약 3380km에 이르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에 걸쳐 콘크리트 장벽을 세우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미였다.

켈리 실장의 이 같은 발언은 대선 후보일 때부터 취임 이후에도 미국과 멕시코 국경 사이에 거대한 장벽을 지어 불법 이민자의 유입을 막겠다고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결을 달리 하는 것이라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는 이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사안을 바라보는 방식에 있어 (전보다) 진화했다"며 "선거 캠페인과 실제 통치는 다르다. 대통령은 무엇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영역인지에 대해 매우, 매우 유연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켈리, 스티브 배넌의 순간을 겪을 위험을 무릅쓰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켈리 실장은 자신을 트럼프의 무지로부터 나라를 구할 "위대한 조정자'라는 인식을 심으려 함으로써 스티브 배넌의 영역으로 마침내 들어섰다"고 전했다.

켈리 실장이 언론인 마이클 울프의 저서 '화염과 분노: 트럼프 백악관의 내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과 사위를 "반역적"이라고 불러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완전히 틀어진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악시오스는 트럼프의 측근을 인용해 "켈리 실장과 배넌의 다른 점은, 배넌은 기자들과의 비공개 전제 대화를 통해 (위대한 조정자라는) 명성을 얻으려 한 반면 켈리는 시청률이 가장 높은 케이블방송에서 공개적으로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켈리간 '균열'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는 백악관 내 권력암투가 정점을 향해 치닫던 7월 말 국토안보부 장관이던 켈리를 라인스 프리버스의 뒤를 이을 백악관 비서실장에 직접 임명했다. 켈리는 백악관의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 엄격한 원칙과 규율을 도입했다.

백악관의 '군기반장' 역할을 맡고 있는 켈리 실장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득이 될 것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한 차례 분노를 쏟아낸 후 입장을 바꿔 "켈리는 대단하다. 훌륭하게 일을 해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켈리 실장이 자신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전날 보도를 반박했다.

백악관도 "대통령은 켈리 실장의 발언을 맥락에 맞지 않게 보도한 언론들에 분노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켈리 실장 사이에 이상기류는 없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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