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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의장이 영국인들에게 : '지금이라도 브렉시트는 멈출 수 있다'

  • 허완
  • 입력 2018.01.17 12:11
European Council President Donald Tusk on final press conference in Brussels, Belgium at the European Council summit during Estonian presidency on December 15, 2017. (Photo by Dominika Zarzycka/NurPhoto via Getty Images)
European Council President Donald Tusk on final press conference in Brussels, Belgium at the European Council summit during Estonian presidency on December 15, 2017. (Photo by Dominika Zarzycka/NurPhoto via Getty Images) ⓒNurPhoto via Getty Images

지금이라도 영국이 브렉시트에 대한 생각을 바꿔 EU에 남을 수도 있다고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말했다.

도날트 투스크 의장은 16일(현지시각) 오전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 연설에서 영국이 "마음을 바꿀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영국 정부가 (EU를) 떠나기로 한 결정을 고수한다면 브렉시트는 그 모든 부정적 결과들 속에서 내년 3월 현실이 될 것"이라며 "우리 영국 친구들이 마음을 바꾸지 않는 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스크 의장은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 데이비드 데이비스를 향해서도 '잽'을 날렸다. "'민주주의에서 마음을 바꿀 수 없다면 그건 민주주의이길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한 사람이 데이비스 본인 아니었나?"

그러면서 그는 "이곳 대륙에 있는 우리는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우리의 마음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영국 친구들이 마음을 바꾸지 않는 한 브렉시트는 - 그 모든 부정적 결과들 속에서- 내년 3월 현실이 될 것이다. 이곳 대륙에 있는 우리는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우리의 마음은 여전히 열려있다.

장-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도 거들었다. "내 동료 도날트 투스크가 한 말들이 영국에도 전해지기를 희망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측근이자 독일 출신 유럽의회의원(MEP)인 만프레드 베버는 영국 시민들이 테레사 메이 정부의 "우선순위에 대해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런던에 전하는 내 메시지는 더이상 불평하지 말라는 것이다. 부디 불평을 그만두고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베버 의원은 과거 영국의 '푸른색 여권'을 부활시키기 위해서는 EU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는 영국 정부의 주장을 "사기"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유럽 법률에는 여권 색상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다. 크로아티아는 이미 여러해 동안 네이비 블루 여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것 때문에 EU를 떠날 필요는 없는 건데 왜 시민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는가?" 베버 의원의 말이다.

이같은 발언들은 EU탈퇴 캠페인의 주역 중 하나인 나이젤 파라지 유럽의회의원(전 영국독립당UKIP 대표)이 지난주 2차 국민투표를 지지한다고 밝힌 이후 나왔다. 그는 브렉시트를 확실히 하기 위해 2차 국민투표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EU 측 브렉시트 협상 수석 코디네이터인 기 베르호프스타트는 EU 측 협상 대표인 마이클 바르니에가 회의에서 파라지 의원의 음료에 무언가를 몰래 탄 것 아니냐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가 나이젤 파라지의 커피나 차에 뭘 탔는지 모르겠다. 그가 오늘 회의에 나오더니 2차 국민투표를 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는 2차 국민투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러나 노동당은 현재 이를 "요구"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노동당 예비내각의 브렉시트 장관 키어 스타머 의원은 소속 의원들에게 브렉시트를 어떻게 "없애버릴지" 고민하는 대신 EU를 탈퇴한 영국에 가장 유리한 협상을 끌어낼 방법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영국 정부는 두 번째 국민투표는 없다는 입장이다. 테레사 메이 총리는 2차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건 "영국 시민들에 대한 배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 보수당 내에서 EU 잔류를 찬성하는 의원들 역시 2차 국민투표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니키 모건 의원은 지난 일요일 BBC에 2차 투표는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며,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6월 국민투표는 매우 분열적이었으며, 우리는 아직도 그 여파를 수습하는 중이라고 본다"며 "두 번째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건 그 때의 국민투표로 극명하게 드러난 이 나라의 분열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6일 블룸버그파이낸셜타임스 등은 EU가 이민정책과 무역협정 등에 대해 영국 측에 더 강경한 조건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온갖 난관을 뚫고 겨우 1차 협상을 끝내고 이제 본격적인 2차 협상을 시작하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난관이 닥친 셈이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K의 Brexit Can Still Be Stopped, Says EU Council President Donald Tusk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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