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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 17일 04시 08분 KST

MB 독대한 국정원 실장은 '특활비 자꾸 갖다 쓰면 문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Handout via Getty Images
SEOUL, SOUTH KOREA - MAY 26: South Korean President Lee Myung-Bak talks with US President Barack Obama on the phone at the presidential Blue House on May 26, 2009 in Seoul, South Korea. North Korea fired two short-range missiles from its east coast on Tuesday. North Korea has announced that it successfully conducted a second nuclear test, raising the stakes in the international effort to get the nation to give up its nuclear weapons program. (Photo by Presidential House via Getty Images)

‘이명박 청와대’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불법 상납’ 사실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알고 있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이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수사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16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5월께 김주성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 요청으로 청와대 집무실에서 ‘독대’를 했다. 김 전 실장은 이 자리에서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자꾸 갖다 쓰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한다.

이때는 이미 국정원 기조실 예산관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백준 당시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직접 2억원이 전달된 뒤였다. 하지만 돈이 건너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청와대가 또 돈을 요구해오자 김 전 실장은 류우익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대통령 직접 면담을 신청했고, 독대 자리에서 이런 우려를 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2년 뒤인 2010년 김 전 기획관은 다시 국정원으로부터 2억원을 추가로 상납받은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관련기사 : 특활비·다스 입 여는 측근들…검찰 “MB 직접조사 불가피” (한겨레)

검찰은 최근 김 전 실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진술을 확보했다. 이날 열린 김 전 기획관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이 내용은 ‘사안의 중대성’을 보여주는 근거로 제시됐으나, 김 전 기획관은 돈을 받은 사실 자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김 전 실장이 이 전 대통령을 독대했다고 말한 날짜에 실제 청와대에 들어간 사실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이 ‘특활비 상납’을 보고받고도 묵인한 정황이 짙어짐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이 이를 묵인하거나 지시한 사실이 확인되면, 수사 칼끝은 이 전 대통령을 ‘뇌물 공범’으로 바로 겨냥하게 된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쪽은 비서실 명의의 보도자료를 내어 “국정원 기조실장이 대통령을 독대해 이같은 내용을 보고할 위치가 아니다.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라고 부인했다. 이어 “이는 짜맞추기식 표적수사이며 퇴행적인 정치공작”이라며 “(검찰은)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정원으로부터 5000만원을 상납받은 혐의를 받는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은 이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민간인 사찰’ 폭로자 입막음용으로 국정원 돈을 전달받은 건 맞다”면서도 누구의 지시가 있었는지는 말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