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단독)EBS, '동성애 반대 시위' 이유로 은하선 하차시킨다

  • 백승호
  • 입력 2018.01.14 10:21
  • 수정 2018.01.15 05:47

EBS '까칠남녀'는 최근 성소수자 특집을 내보냈다. 까칠남녀는 이 방송에 대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폭력이 사회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성 소수자 인권 및 성적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본다"는 취지로 방송했다.

취지와 다르게 후폭풍이 거셌다. 방송이 나간 이후인 지난 12월 26일 전국학부모교육시민단체연합(전학연)은 "우리 자녀를 성적으로 타락시키는 프로그램을 계속 내보내는 EBS 방송을 두고 볼 수 없어 학부모들이 나선다"는 성명을 내보냈고 28일에는 일산 EBS 앞에서 까칠남녀 폐방 시위를 벌였다. 지난 1월 5일에도 동성애를 반대하는 학부모라고 주장하는 10여 명이 EBS 사옥 앞에서 시위하던 중 로비를 점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EBS는 지난 11일, '까칠남녀'를 오는 2월 19일까지 방송하고 종영한다고 밝혔다. EBS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폐지 시위 때문에 종영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방송 종영을 얼마 앞두지 않고 까칠남녀에서 '성소수자 패널'로 참여했던 은하선 씨가 하차를 통보받았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은하선 씨는 허프포스트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어젯밤(13일) 9시 반 경에 제작진에게 하차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전달받았다'고 이야기했다. 하차 이유에 대해 묻자 은하선 씨는 "LGBT특집 이후에 집회가 계속 이어졌고 나에 대한 유언비어가 사실인 양 퍼졌다"며 "EBS 앞에서 시위하는 사람들이 성소수자 패널인 나를 문제 삼고 있는 만큼 남은 2회 방송을 안전하게 마무리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위에서 내려온 결정이냐고 묻자 은하선 씨는 '그렇다. 제작진은 많이 아쉬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은 씨는 또 "방송은 언제든지 하차할 수 있고 그것 자체는 크게 문제 되지 않지만 내가 하차하는 이유가 명백하게 나의 '성소수자 정체성' 때문이라면 이건 문제 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한편 EBS 관계자는 "제작진의 차원의 결정이 아니라 담당 CP의 결정"이라며 "은하선 씨가 결격 사유가 있다고 판단해서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결격 사유가 무엇인지를 묻자 EBS 측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은하선 #까칠남녀 #EBS #성소수자 #뉴스